내전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남수단의 살바 키르 대통령과 군부·정치 지도부 등 엘리트 계층이 정국 혼란 속에서도 부를 더 축적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13일 영국 BBC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센트리는 전날 아프리카 신생국 남수단의 지도부가 내전 기간 더 부유해졌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센트리는 미국 유명 배우 조지 클루니와 인권 활동가 존 프렌더개스트가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 감시 단체이다.

보고서는 남수단 내전으로 국민의 생활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으나 이 나라의 정치 지도자, 군 장성, 대통령 측근은 국고와 공금 유용, 해외 자산 보유, 전리품 획득 등으로 더 부자가 됐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보고서에는 남수단 엘리트 계층이 공금을 유용해 이를 그들의 군사조직에 제공하고 내전 기간 고급 저택과 호화 외제차를 소유한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다른 예로 키르 대통령의 부인과 최소 7명의 자녀가 석유, 광산, 금융 분야 등 남수단 사업 전반에 관여했거나 12살 된 대통령의 한 아들이 한 지주회사의 지분 25%를 소유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키르 대통령 일가는 외국 부동산과 다국적회사 지분도 보유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남수단 지도부 가족 구성원들이 5성급 호텔에서 파티를 즐기는 장면이 찍힌 사진도 첨부됐다.

이 보고서는 지난 2년간 키르 대통령과 그의 측근, 야권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 가족의 자금 흐름 추적과 증거 수집, 증언 청취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

조지 클루니는 "증거는 구체적이고 반박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국제사회가 행동을 취해야 할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 변호사와 은행, 부동산 사업가들이 남수단의 군사조직과 연계된 범죄 행위에 연루돼 있으며 무고한 국민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2013년 말 키르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인 마차르 전 부통령의 추종자들 간 충돌로 촉발된 내전으로 지금까지 수만명이 사망하고 적어도 25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양측이 작년 8월 휴전 합의로 내전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가 올해 7월 다시 충돌해 최소 270명이 숨졌다.

마차르 전 부통령은 이후 남수단을 탈출해 수단 수도 하르툼에 머물고 있다.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평화유지군의 추가 배치를 결의했고 에티오피아, 르완다 등이 평화유지군 일원으로 자국 병력 파병을 추진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