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대응 싱가포르·말레이 등과 대조적

싱가포르에 이어 태국에서도 적지 않은 수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태국 정부는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정부 대변인인 산센 깨우깜넷 소장은 수도 방콕에서 다수의 감염자가 발생한 데 대해 "고작 20여 명의 확진자가 나왔을 뿐이고 지카 바이러스가 치명적이지도 않은 만큼 공포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질병 통제국의 오파뜨 깐카윈퐁 부국장도 "지난 2012년 국내 첫 감염자가 보고된 이후 지카 바이러스가 널리 퍼졌다.

더욱이 지카 바이러스는 감염되더라도 치명적이지 않은 데다 강력한 전염력도 없는 만큼, 극심한 공포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거들었다.

이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온 인근 국가의 대처 상황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300명이 넘는 감염자가 나온 싱가포르에서는 보건당국이 총력을 기울여 감염자 추적과 모기 방제에 나서고 있다.

또 4명의 확진자가 보고된 말레이시아는 당국도 공항과 국경 검문소 등의 감염자 확인 시스템을 강화하고, 지카 발생지역을 목적지로 한 수학여행도 금지했다.

또 말레이시아 이슬람의학협회(IMAM) 등 종교계는 지카 감염 여성 임신중절의 생명윤리 관한 자문 위원회 설립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다.

한편,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동남아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한 가운데, 태국에서는 상반기에 97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최근에는 북부 치앙마이와 중북부 펫차분, 북동부 붕 깐, 남동부 짠타부리 등 4개 주에서 20여 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수도 방콕 중심가에서 22명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면서 수도권의 감염자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방콕시 당국은 감염자가 무더기로 나온 사톤과 인근 지역을 한 달간 '지카 예방 지역'으로 지정하고 감염자 주변인들에 대한 검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