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힌두교를 모독한다며 금지해달라는 소송이 제기됐다.

8일 현지 일간 퍼스트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도 서부 구자라트 주에 사는 알레이 아닐 데이브는 포켓몬고 개발업체가 인도 내 여러 사원을 게임 내 아이템을 얻는 포켓스탑으로 지정해 이곳에서 포켓몬 알이 나오도록 한 것은 "종교적 정서를 해친다"며 구자라트 고등법원에 포켓몬고 금지 소송을 냈다.

데이브는 "많은 힌두교와 자인교 사원에서는 육식이 금지되기에 신도들은 계란을 들고 사원 내에 들어가는 것도 불경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곳에서 알이 튀어나오고 이를 수집하도록 한 것은 힌두교·자인교 신도들의 종교적 감정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야외에서 돌아다니면서 하는 이 게임이 사생활을 침해할 뿐 아니라 이용자들이 다치거나 숨질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아가 이 게임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감시 도구라고 주장하면서 정부가 인도 내에서 정식 출시를 금지할 뿐만 아니라 게임 파일을 내려 받을 수도 없게 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나이앤틱이 만든 이 게임은 아직 인도에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게임 실행파일을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으면 인도 내에서 게임이 가능하기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많은 이들이 포켓몬고를 즐기고 있다.

구자라트 고등법원은 소 제기 사실을 정부와 나이앤틱에 통보하고 이달 말 심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소 제기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인도 네티즌들이 소셜미디어에 이를 풍자하는 글을 올렸다.

사마르 아르니아라는 네티즌은 "알이 나타나는 것만으로 종교적 감정이 손상된다면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소고기를 먹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껴안는 건 왜 반대하지 않는가"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