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설선 포함 中선박 10척 출현…필리핀, 중국에 항의 예정

중국이 지난 4일 주요 20개국(G20)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진행되던 시기에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의 인공섬 건설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중앙통신은 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스카보러 암초 해역에 준설선과 해경선을 포함한 10척의 중국 선박이 출현한 시기를 보면 이는 미국에 대한 도발에 가까운 의미라고 전했다.

특히 G20 정상회의에 이어 라오스에서 동남아 10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아세안+3(한·중·일) 회의를 갖기로 예정된 상황에서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과 필리핀 등을 강하게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라오스 회의에서 남중국해 문제는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지난주 필리핀 공군이 촬영한 항공사진 판독 결과 스카보러 암초에서 1마일도 떨어지지 않은 해상에 중국 해경선 4척과 기타 선박 6척이 출현했다고 밝혔다.

이중 한 척은 스카보러 암초의 석호 입구에 자리 잡았고, 또 다른 한 척은 케이블 매설 장비를 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보러 암초는 미군의 군사거점인 필리핀 수비크만에서 약 220㎞ 떨어져 있으며 중국이 이곳에 군사기지를 건설할 경우 제공권을 최소 1천㎞ 확장할 수 있는 요충지로 평가된다.

중국은 2012년 필리핀 함정과 대치한 끝에 스카보러 암초를 실효 지배해오고 있지만, 필리핀과 대만은 여전히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로렌자나 장관은 수주전부터 이들 중국 해경선 4척이 스카보러 암초 부근에 배치돼 있었다며 지난주부터 필리핀 어민들이 발견한 다른 중국 선박들은 인공섬을 만들기 위해 준비작업을 하는 준설선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에 중국이 스카보러 해역에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필리핀은 이들 중국 선박이 스카보러 암초에 출몰했다는 증거자료를 필리핀 주재 중국대사관에 제시하고 중국에 항의할 계획이다.

앞서 중국대사관은 중국 선박이 스카보러 암초에 출현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