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태국 등에 이어 말레이시아에서도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는 지금까지 2명의 감염자가 공식 보고됐다.

첫 감염자는 수도 쿠알라룸푸르 인근에 사는 58세 여성으로 지난달 싱가포르에 사는 딸을 만나고 돌아온 뒤 발열과 발진 등 증세를 보였다.

두번째 감염자는 첫 지역감염 판정을 받은 동부 사바주(州) 코타키나발루의 61세 남성이며 이달 3일 심장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이는 지난 5일까지 258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싱가포르나 상반기에만 97명이 감염된 태국에 비해선 미미하지만 우려가 커지기에는 충분한 수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 국경을 오가는 사람의 수가 하루 20만명에 달하는 데다, 국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열대우림 등 환경을 감안하면 일단 확산한 뒤엔 통제가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간 더스타 등 일부 매체는 2014년 말레이시아를 여행한 45세 독일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작년초 학계에 보고된 적이 있다면서, 지카 바이러스의 토착화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여성은 최근 첫 지카 바이러스 지역감염 사례가 발생한 동부 사바주에 머무르다 귀국한 직후 발열과 안구충혈, 청력이상 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브라마니암 사타시밤 말레이시아 보건장관은 "코타키나발루의 지카 바이러스 지역감염 사례는 지카 바이러스가 이미 우리 지역사회에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추가 감염 사례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물웅덩이를 방치한 건설업자에 벌금을 부과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부 지방정부는 신축건물에 모기포집기 설치를 의무화하기도 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