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남중국해, 국제법 따라야"…시진핑 "일본, 언행에 신중하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1년6개월 만에 만나 양국 관계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5일 NHK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아베 총리는 이날 중국 항저우에서 G20 정상회의 폐막 후 30여분간 회담했다. 양국 정상 간 회담은 시 주석 취임 후 세 번째이며 2015년 4월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복잡한 요소에 방해를 받고 취약한 면도 있다”며 “방해를 배제하고 (중·일 관계를) 하루빨리 정상적 궤도로 되돌리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도 “일·중 간 어려운 문제, 과제도 적지 않지만 전략적 호혜 관계의 개념에서 어려운 과제를 관리하면서 서로 윈윈하는 협력과 교류를 추진해 우호관계를 구축하자”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은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일본 측 영해와 인근 접속 수역에 중국 선박이 자주 항행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져 회담 일정조차 전날 밤에 잡힐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시 주석은 동중국해 센카쿠열도 문제에 대해서도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대화와 협의를 통해 동중국해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양국은 센카쿠열도 주변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해공(海空) 연락 메커니즘을 조기 운용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남중국해, 동중국해 문제에 대한 생각을 솔직히, 명확히 전했다”며 “남중국해 문제의 경우 국제법에 근거해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일본에 신중한 행동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날 중·일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회담이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는 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중국의 해양 진출 문제에 대해 ‘다나아게(은근히 무시한 채 미룸)’하는 쪽으로 선회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외교적 성과를 기반으로 한 지지율 상승세를 중·일 관계 개선을 통해 이어가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대국적인 관점에서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베이징=김동윤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