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협상 계속"…케리·라브로프 이틀째 협상도 무위로 끝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도의 양자회담을 열었다.

두 정상이 회동한 것은 지난해 11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비공개 양자회담을 한 이후 9개월여 만이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2시 10분부터 약 1시간 20분 동안 시리아 사태와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별다른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기자들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예정보다 길어져 1시간 이상 회담이 지속됐다"며 "주로 시리아 사태를 논의했고 우크라이나 문제도 다뤘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먼저 양국 외무장관들을 배석시킨 가운데 회담한 뒤 이어 배석자들을 물린 채 1대 1 회담도 열었다고 페스코프는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회담이 잘 진행됐으며 (협상)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공식적으로 발표할 만한 합의가 없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푸틴과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에도 G20 행사장에서 잠깐씩 만났으며 이때 오바마 대통령이 별도의 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정상의 회동에 앞서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역시 항저우를 방문 중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시리아 내전 휴전과 대(對)테러 작전 협력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AFP 등 외신은 미국 고위관료를 인용해 케리와 라브로프 장관이 시리아 휴전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협상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정부군의 장기 포위로 인도주의 위기가 벌어진 시리아 알레포에서의 휴전과 인도주의 구호 시행, 극단주의 반군 선별 공격, 시리아군 비행제한 등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케리 장관은 지난 7월 러시아를 방문, 러시아가 시리아 공군의 비행을 막고 미군이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에 대한 공습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면 러시아와 시리아 작전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테러리스트 폭격을 조율할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은 그동안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축출을 추진해 왔지만, 러시아는 오랫동안 지원해온 알아사드 정권이 반군에 밀리자 지난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