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양국 관계 개선 기대 밝혀…메이도 대화 필요성 공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4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도의 양자회담을 열고 양자 및 국제현안을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이날 러-영 정상 회담은 지난 7월 메이 총리가 취임한 후 첫 고위급 회담으로 두 정상은 이날 두 나라 간 경제 협력, 대(對)테러공조,시리아 사태, 항공 안전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기자들에게 러-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양국 관계 복원에 관심이 있고 가장 민감한 분야를 포함, 모든 분야에 걸친 대화 재개에 관심이 있다는 아주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고 밝혔다.

동시에 러시아는 영국 측이 원하는 만큼 양국 관계를 진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정치·경제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현재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으며 이에 메이 총리도 여러 문제에서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대화를 계속하길 바란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페스코프는 전했다.

페스코프는 "영국도 상호 이익이 되는 문제에 대해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아직 영국 측에서 다방면에 걸친 러시아와의 대화 재개에 대한 분명한 정치적 의지가 조성되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페스코프는 이날 회담 시작에 앞서 양국 정상이 악수를 하면서 일어난 해프닝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메이 총리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손을 내밀고 한참 뒤에야 메이 총리가 악수에 응한 것이 양국의 불편한 관계를 반영한 것이란 일부 해석에 대해 "(악수에서) 차질이 있었던 게 아니다.

메이 총리가 서두르다 보니 (악수하는 것을) 잠깐 잊은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영국과 러시아 관계는 지난 2006년 영국에 망명 중이던 러시아 정보요원 출신의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런던에서 독살된 사건과 관련 이 사건이 푸틴 대통령의 승인 아래 이뤄졌다는 영국 법정의 판결이 나온 이후 크게 나빠졌다.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서방의 대러 제재에 영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관계가 더 악화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