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구세주 자임했으나 중국 경제가 불투명"

일본 언론은 중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사회에서의 지도력을 부각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5일 평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자국에서 처음 열리는 G20의 성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으나 경제 정책 등에서는 자국의 문제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외교·안보 정책도 순탄치 않다고도 지적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중국이 이번 G20을 "남중국해 문제 등 외교상의 실점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 분야에서 자국의 지도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시 주석이 G20의 역할에 관해 "위기 대응형에서 장기적인 관리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하는 등 세계 경제의 '구세주'를 자임했으나 정작 "중국 자신의 경제가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중국이 여러 장면에서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며 "의장국으로서 각국의 협조를 연출했으나 G20 각국의 발맞춤에 혼선도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철강 과잉 생산을 없애기 위한 구조 개혁 등 세계 경제를 위해 중국이 풀어야 할 과제가 있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관한 국제 중재 재판소의 판결을 수용하라고 직접 촉구하는 등 외교 문제도 산적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정권이 G20에 힘을 쏟는 것이 단순히 "책임 있는 대국"의 위신을 보여주는 것만이 아니며 내년 가을 5년에 한 번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정치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마이니치는 분석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시 주석이 회의 모두 발언에서 외교 안보 문제를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의제를 경제 문제로 한정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으나 일본, 미국, 유럽, 아시아 각국의 정상이나 외교당국자가 물밑에서 의견을 교환한 주제는 남중국해 등 외교 문제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