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 북부 쿠르드계 통제 발판·美와 긴장감 커질듯"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터키 접경지역에서 장악하고 있던 땅을 모두 잃었다고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가 4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을드름 총리는 터키 남동부 디야르바키르에서 비정부기구(NGO)들과 함께한 만찬에서 "아자즈에서 자라블루스까지 91㎞에 걸친 우리 국경이 완전하게 보장됐다"며 "모든 테러조직이 밀려났다"고 말했다.

터키가 지원하는 자유시리아군(FSA)이 이 지역에 대한 작전을 벌여 IS가 외국인 조직원들과 무기 등을 이동시키는 데 사용하던 주요 보급로를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군도 성명을 통해 "자라블루스-아자즈가 연결됐다"고 발표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 역시 IS가 터키와의 모든 접경 지역을 잃었으며 이에 따라 외부 세계와의 연결 통로를 상실했다고 밝혔다.

IS가 이 일대에서 장악했던 마을 중 마지막 남은 미자브와 카디 자라블루스를 4일 오후 빼앗겼다는 것이다.

2014년 '건국'을 선포한 IS는 이 일대를 장악해 외부로부터 조직원을 충원하는 데 활용해 왔으나 최근 이라크 팔루자, 시리아 북부 만비지 등지에서 패퇴한 데 이어 터키 접경지역까지 잃으면서 더욱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2011년 내전 발생 이후 꼬인 시리아 사태의 해결은 난망한 상황으로, 이번 성과로 오히려 시리아 사태 해법을 둘러싼 터키와 미국과의 긴장감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터키는 시리아와의 국경 통제권을 찾으면서 IS를 차단한 것과 동시에 이 일대의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에 대한 감시를 확고히 할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터키 정부는 YPG가 1980년대부터 자국 내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됐다고 보고 있다.

반면 미국은 PKK를 테러조직으로 보지만, YPG는 별도의 조직으로 시리아 내 IS를 격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지원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로서는 IS 소탕과 시리아 사태의 해법을 위해 터키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터키는 미국이 YPG를 지원하는 데 반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