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호주 정상, 투자문제로 신경전…남중국해 문제도 이견

최근 호주 정부가 중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에 잇따라 제동을 건 문제를 놓고 수개월만에 마주한 두 나라 정상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항저우(杭州)를 방문 중인 맬컴 턴불 호주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공정하고 투명하며, 예측 가능한" 투자환경을 조성해 주도록 촉구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시 주석은 이어 "이는 또한 호주 자체 이익과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정부는 국익을 앞세워 지난 4월 남한 면적의 땅을 보유한 대규모 목장기업 에 이어 지난달 주요 배전 사업체의 99년 장기임대 사업이 중국 기업 쪽에 넘어가는 것을 막아 중국 측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시 주석의 불만 제기에 대해 턴불 총리는 누가 어떤 조건으로 투자할 수 있는지를 결정할 주권을 갖고 있다며 반박했다고 호주 언론이 5일 전했다.

턴불 총리는 또 중국 기업이 호주에 투자하는 쪽이 그 반대 경우보다 훨씬 수월하다며 외국인들의 투자에 대해 대부분 동의하지만 때때로 반대를 하는 점을 중국 측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턴불 총리는 이어 중국의 해외 투자와 관련해 호주는 이미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만난 두 정상은 이날 약 20분간 회담했다.

턴불 총리는 남중국해 문제도 언급, 국제법에 따라 평화롭게 해결돼야 하며 미국은 앞으로도 수십년 동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호주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도록 촉구한 것으로 호주 언론은 전했다.

중국과 호주는 이처럼 남중국해 문제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 기업의 투자 자금이 호주 내로 밀물처럼 밀려들면서 투자문제를 놓고서도 종종 논쟁을 벌이고 있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