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보호무역주의 배척 '항저우 컨센서스' 마련
양자회담서 사드 안보현안 논의…한중관계 분수령 기대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4일 중국 항저우(杭州)에 모여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세계경제의 회복 방안을 논의한다.

1999년 G20 체제가 갖춰지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G20 정상회의가 출범한 이래 중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장국인 중국은 이번 회의를 세계경제의 리더십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G20 정상회의는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항저우 서호(西湖) 주변의 시쯔(西子)호텔에서 공식 개막한다.

정상들은 환영행사에 이어 기념촬영, 환영만찬을 가진 뒤 서호에서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이 연출하는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5일에는 주회의장인 아오티중신(奧體中心)에서 '혁신, 활력, 연계, 포용적인 세계 경제 건설'을 주제로 혁신적 성장을 위한 청사진, 혁신 액션플랜, 신산업혁명 액션플랜, 디지털 경제 이니셔티브, 녹색금융 등 5개 세션이 이어진다.

정상들이 합의문을 채택한 다음 폐막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개최국인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20개 회원국의 정상과 함께 중국이 초청한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 8개국과 국제연합(UN)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7개 국제기구도 참석한다.

지난해 11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테러 대응책을 주제로 개최된 지 10개월만에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세계경제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세계경제가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정·통화 및 구조개혁 등 정책수단을 총동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속적인 성장과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 및 신성장동력 확보 필요성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8%로 제시했다가 최근 3.1%로 낮춘 상태다.

특히 브렉시트 이후 보호 무역주의 대두와 포퓰리즘 확산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포용적 성장'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논의를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정상은 이를 위해 무역원활화협정(TFA) 연내 비준 촉구, 보호무역조치 동결 및 철폐 공약 연장에 대한 G20 공동의 입장을 밝히고 세계무역성장전략 및 국제투자정책수립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미 각국 실무진들은 세계경제의 하방 리스크를 경고하고 견조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가는 것을 골자로 한 '항저우 컨센서스'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매체는 이번 회의가 처음으로 세계성장의 중장기 동력 확보 문제를 논의하고 처음으로 각국 거시경제 정책 공조의 틀과 구조개혁의 우선순위, 지도원칙, 목표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G20 회의를 하루 앞두고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이 파리 기후협정을 공식 비준함으로써 파리협정의 발효를 앞당기게 된 회의로 평가했다.

정상회의 기간 이뤄지는 양자간 정상회담에서는 이런 경제 사회 현안 외에도 남중국해 문제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비롯한 등 개별적인 안보의제도 논의된다.

테러 자금 조달 차단 등 대테러 공조, 난민 위기에 대한 부담 공유 문제도 현안중 하나다.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간의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남중국해, 사드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국 전문가는 "키르기스스탄 주재 중국대사관에 대한 테러공격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안보 현안에 대한 논의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표면적으로 경제이슈가 정상회의의 표제가 되겠지만 역내 안보위협과 정치적 불안정 문제가 논의의 기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번 회의 기간 갖게 될 양자 회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한중 관계가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대북 제재에 이은 사드 배치 등으로 분수령을 맞고 있는 만큼 이번 회담이 양국의 긴장국면을 완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