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얌브랜드 분할 중국사업에 사모펀드와 4억6천만弗 투자

알리바바가 세계 최대의 외식업체인 얌 브랜드의 중국 사업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알리바바그룹의 자회사인 마이(마<蟲변+馬>蟻·개미)금융과 사모펀드인 춘화(春華·프리마베라) 캐피탈그룹은 오는 10월 31일을 기해 얌 차이나의 기업분할과 동시에 4억6천만 달러(5천238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홍콩 봉황망이 3일 전했다.

얌 브랜드가 중국 사업을 분리해 뉴욕증시에 별도 상장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전략적 투자 참여다.

이에 따라 신설되는 단독 중국사업체 얌 차이나는 오는 11월 1일 뉴욕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미국 켄터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외식업체인 얌 브랜드는 KFC와 피자헛 등 브랜드를 갖고 전세계 140개국에서 4만3천여개 패스트푸드점을 거느리고 있다.

이중에서도 중국에만 7천200여개 점포에서 지난해 8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프리마베라는 얌 차이나에 4억1천만 달러, 마이금융은 5천만 달러를 투자하게 된다.

마이금융은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와 T몰(天猫)의 결제 시스템을 담당하는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가 주력 사업이다.

마이금융 에릭 장(井賢棟) 회장은 "이번 협업을 통해 우리는 세계 클래스급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얌 차이나의 수천만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KFC 및 피자헛 매장은 고객관리 서비스를 제고하고 길게 늘어선 줄을 줄이는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사업 확장을 위한 알리바바의 지속적인 인수·합병(M&A) 투자의 하나로 보이지만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젊었을 적 KFC와 얽혔던 구원을 떠오르면 남다른 측면이 있다.

마 회장은 청년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는 강연에서 자신도 좌절했던 경험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하며 KFC 매장의 직원 채용에 지원했다가 '퇴짜'를 맞았던 일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당시 KFC 매장의 사장이 대만인이었다고 회고하며 직원 채용에 모두 25명이 면접 시험을 치렀는데 자신을 뺀 나머지 24명만 모두 채용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도 수많은 청년들이 갈팡질팡 방황하고 있는데 나 자신도 젊었을 적 방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30여개 회사에 이력서를 보냈지만 어느 곳도 나를 받아주지 않았다.

30여년전의 방황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봉황망은 이번 투자의 배경에 마 회장의 30년전 구원이 작용했을 수 있다며 KFC에 채용시험 불합격자에서 전략적 투자자로 등장한 마 회장의 변신을 조망하기도 했다.

마 회장은 4일 항저우(杭州)에서 치러지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한다.

항저우는 마 회장이 나고 자란 곳이며 알리바바의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마 회장은 G20 회의 홍보 동영상을 통해 영어로 항저우를 소개했으며 G20 회의에 앞서 3∼4일 열리는 B20 서밋(주요 20개국 비지니스리더회의)의 중소기업 부문 의장도 맡고 있다.

그는 그동안 주창해온 '세계 전자무역 플랫폼'(eWTP) 구축을 B20 회의에 정식 건의할 예정이다.

전세계 교역을 하나로 연결하는 eWTP는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맞춰 '인터넷 실크로드'로도 불린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