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여론조사서 트럼프가 앞서…공화당 내 트럼프 호감도↑·지지자 결집

미국 대통령 선거를 불과 두 달 남겨놓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바짝 좁혀지면서 대선 판세가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3일 현재까지 미국 여론조사기관들의 지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와 클린턴의 지지율 격차는 1∼2% 포인트 수준으로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의 지지율이 클린턴을 누르고 앞서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2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40%를 차지해 클린턴의 지지율인 39%를 앞섰다.

지난달 25일까지만 하더라도 클린턴이 트럼프를 8% 포인트 차이로 앞서나갔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판세가 뒤집힌 것이다.

다만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인 3% 포인트 이내이며 응답자 가운데 20%가 "투표하지 않겠다"거나 "(지지후보가) 불확실"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 50개 주 1천8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라스무센이 지난달 29∼30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의 지지율이 40%, 클린턴은 39%로 근소한 차이지만 트럼프의 지지율이 더 높았다.

게리 존슨 자유당 대선 후보가 7%, 질 스타인 녹색당 후보가 3%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달 30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 서던캘리포니아대(USC)의 공동 조사에서도 트럼프의 지지율은 45.1%를 기록, 클린턴(42.3%)보다 앞섰다.

이외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수준인 1∼2%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미국 폭스뉴스가 지난달 28∼31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은 응답자의 41%, 트럼프는 39%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트럼프에 호감이 간다는 응답이 42%에 달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잇단 막말 속에 자진사퇴 가능성까지 불거졌던 트럼프가 돌연 앞서나가게 된 것은 공화당원들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화당원 가운데 트럼프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2주 만에 6% 포인트 오른 78%로 뛰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의 당원 지지율인 85%보다는 한참 낮지만,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공화당 의원들도 줄줄이 다른 후보 지지를 표명했던 것을 고려하면 당원 지지율이 많이 오른 셈이다.

여기에 트럼프가 지난달 31일 불법 이민자 추방과 거대한 장벽 건설 등을 담은 초강경 반(反) 이민정책을 발표한 것으로 기점으로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이민정책을 발표한 당일에만 온라인 소액기부로 500만 달러가 모였으며, 이는 사상 최고 모금액이라고 트럼프 캠프 측은 밝혔다.

반면 클린턴은 가족재단인 '클린턴 재단'이 외국인의 로비 창구로 활용됐다는 의혹과 함께 이메일 스캔들이 재차 불거지면서 곤란한 상황에 내몰렸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시설 사설 이메일 서버를 통해 주고받은 이메일 1만5천 건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으며, 2일 이례적으로 수사보고서와 대면조사 요약본을 공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