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경제난·정치권 부패 스캔들 계속…테메르 낮은 지지율도 장애물

브라질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축출하고 새 대통령을 맞았지만, 브라질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가 수반만 바뀌었을 뿐 이번 탄핵정국을 낳은 최악의 경제난과 정치권의 부패 스캔들은 현재 진행형이고, 특히 새 대통령에 취임한 미셰우 테메르 역시 호세프가 직면했던 이 문제들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테메르 신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취임 일성으로 경제회복과 정치안정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브라질 경제는 2년 연속 불황과 함께 10%가 넘는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거의 모든 정치인이 수백만 달러 규모의 전국적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있다.

1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의 부채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725억 달러(약 81조원)에 달하는 것은 추산된다.

1930년대 이래 장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한때 급성장했던 중산층은 경제적으로 허덕이고 있다.

올해 4∼6월 브라질의 실업자 수는 1천160만 명이 넘어 실업률이 거의 11%에 이른다.

브라질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3.8%로, 주요 43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친(親) 기업 성향의 테메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브라질 통화 가치가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그가 앞으로 호세프 좌파정권이 집중해온 연금과 복지 지출을 어떻게 줄일지 지켜봐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많은 브라질 국민이 호세프의 탄핵을 원했지만, 테메르 대통령도 인기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점도 문제다.

지난 4월 복수의 여론조사에서는 많은 브라질 국민이 테메르도 탄핵하고 아예 대선을 새로 치르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테메르 대통령의 낮은 인기는 앞으로 경제회복을 위해 긴축과 민영화 조치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장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14년부터 브라질 정국을 강타한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 정경유착 부패 스캔들에 테메르 대통령이 소속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정치인들이 연루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앞서 테메르 대통령은 자신은 잘못을 저지른 일이 없다고 밝혔지만, 대통령이 되면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탄핵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CNN은 "브라질이 겪는 문제들은 단순히 수장 교체로는 해결될 수 없다"며 "호세프의 축출 이후에도 브라질은 앞길은 평탄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