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총리와 약식 회동, 마윈 이끄는 中 기업가클럽 포럼도 참석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방중으로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4∼5일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30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방문했다.

트뤼도 총리는 다음 달 6일까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에 이어 G20 정상회의 열리는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를 방문한 뒤 홍콩도 들를 예정이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오후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인사를 겸한 약식 회동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리 총리는 "양국관계는 수교 46년간 정치, 경제무역, 인문 등 각 분야의 관계가 부단히 심화돼 왔다"며 중국은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먼저 찾는 것)와 포용의 자세로 캐나다 새 정부와 양국관계의 새로운 발전의 시대를 개척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관영 중국중앙(CC)TV가 전했다.

트뤼도 총리도 "캐나다 새 정부는 대중(對中) 우호적 전통을 계승해 양국관계의 전방위적인 '실질협력'을 심화시키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중국 재계의 최대 이너서클인 중국기업가클럽 포럼에도 참석,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정부는 안프라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AIIB 가입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중국 측의 수입제한 조치 이후 양국간 교역현안으로 부상한 캐나다의 주요농산물인 캐놀라유와 관련, 자국 농산물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부각시키며 중국 측의 정책 변화를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국제통상장관은 이와 관련, "캐나다는 캐놀라 수입 관련 분쟁 해결을 위한 중국과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중국기업가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과도 만났다.

중국은 이번 트뤼도 총리의 방중이 양국간 관계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전 스티븐 하퍼 전 총리 재임 당시 양국 관계는 순탄하지 않았다.

하퍼 전 총리는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자유당에 패배하기 전까지 10년간의 보수당 집권 기간 달라이 라마를 접견하고 중국의 인권상황을 비난한 바 있다.

캐나다 언론들은 트뤼도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각각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오는 31일께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하고 리커창 총리와 공식 총리회담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뤼도 총리는 개인적으로도 중국과 인연이 깊다.

그의 아버지인 피에르 트뤼도는 1968년 캐나다 총리로 취임이후 서방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추진, 1970년 중국과 수교했으며 중국 공산당을 창시한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을 만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아버지의 중국에 대한 전향적 관심이 트뤼도 총리에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트뤼도 총리는 방중 기간 중국 중산층 시장에 캐나다 상품 및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캐나다 역시 서방국가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고 있어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트뤼도 총리는 방중에 앞서 캐나다 언론에 중국의 인권문제와 민주주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스파이 혐의로 중국에서 체포된 캐나다 국적의 선교사 케빈 개럿 문제도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의 각급 재계 단체 및 대표와 면담을 갖는 한편 미국 프로농구계에서 활약했던 야오밍(姚明) 선수를 만나고 캐나다 크루즈 선상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 관광 진흥 일정도 가질 예정이다.

중국은 캐나다의 두번째로 큰 무역상대국이다.

양국의 교역규모는 지난해 659억달러에 달했다.

(베이징·밴쿠버연합뉴스) 진병태 홍제성 특파원 조재용 통신원 jbt@yna.co.kr, jaey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