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유세지원 전국 투어 계획…2018년 대선 출마 가능성 주목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대표로 추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면서 1980년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노동자당으로서는 가장 유력한 승부수다.

'좌파의 아이콘' 룰라를 내세워 2018년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 내에서 최대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새로운 브라질 건설(CNB)'은 룰라 전 대통령에게 당 대표를 맡아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노동자당 집행위원회는 전날 상파울루 시에서 회의를 열어 내년 3월께 전당대회를 통해 룰라를 새 대표로 추대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노동자당의 위기가 깊어지면서 룰라가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있었으나 그때마다 룰라는 거부했다.

그러나 호세프 대통령 탄핵이 유력해지고 오는 10월 지방선거에서 고전이 예상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룰라 자신도 2018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지방선거 지원유세를 겸한 전국 투어를 준비하고 있다.

201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주자를 대상으로 한 지지율 조사에서 룰라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잇단 부패 스캔들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으나 룰라는 여전히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로 꼽힌다.

앞서 룰라는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정계 은퇴를 생각했지만, 현재의 정치 환경이 이런 계획을 바꾸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해 대선 출마 의사를 확인했다.

지난 10일에는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노동자당 소속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호세프 대통령이 현재의 탄핵 위기를 극복하고 복귀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평가하면서 "야당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사상 첫 좌파정권을 탄생시킨 룰라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집권했고, 후계자로 점찍은 호세프가 2010년과 2014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퇴임 당시 여론조사에서 71%가 룰라를 브라질 헌정 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꼽았으나 사법 당국의 부패수사가 확대되면서 30%대로 내려앉았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