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절차 공개적이고 투명하게"…미국 지지받아 연임 유력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연임을 위한 도전장을 냈다.

세계은행은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총재가 2번째 임기를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이사회에 통보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보건 전문가이자 다트머스대 총장 출신인 그의 첫 임기는 내년 6월 30일에 끝난다.

세계은행은 김 총재의 연임 의사 표명에 따라 이사회가 이날 차기 총재 선임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5년 임기의 총재 선임 과정은 공개적이며 성과주의와 투명성에 입각할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강조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9월 14일까지 지원을 받은 뒤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고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후보 압축과 면접 등을 거쳐 차기 총장을 뽑는 절차에 2~3주가 걸리므로 9월말이나 10월초에는 김 총재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성명에서 연임 의사를 밝혔다면서 "세계은행의 헌신적인 직원들과 지난 4년간 이룬 성과가 크다.

이런 중요한 직무를 계속할 수 있다면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2012년 김 총재가 임명됐을 때 채택된 기준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후보들은 국제적인 일과 관련 있는 큰 단체를 이끈 경험이 있어야 한다.

세계은행은 또 개발 임무에 대한 분명한 비전, 다자간 협력에 대한 확고한 헌신, 효과적인 소통 기술과 공명정대함, 객관성 등을 총재의 자질로 제시했다.

김 총재의 뚜렷한 경쟁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데다 그는 이미 세계은행의 최대 주주인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은행이 직원조합의 반대를 무시하고 김용 총재의 연임을 향한 길에서 걸림돌을 없앴다고 이날 지적했다.

세계은행 직원조합 대표인 대니얼 셀런은 세계은행이 아무런 경쟁 없이 김 총재를 재선임하지 않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총재 후보를 폭넓게 찾지 않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표했다.

그는 "김 총재 임기가 끝날 때까지는 10개월이 남았는데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모르겠다"면서 "주니어 이코노미스트를 채용하는데도 6개월이 걸리는데 총재 선임하는 데는 왜 1개월밖에 쓰지 않는가"라고 FT에 말했다.

세계은행은 1945년 설립 이후 줄곧 미국인이 총재를 맡아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통적으로 유럽인이 이끌어왔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