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 가능성 갈수록 커져…경제 침체 회복이 관건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폐막과 함께 브라질에 쏠리는 관심의 초점이 탄핵정국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는 제1당 브라질민주운동당(PMDB)과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은 상원의 탄핵안 최종표결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

상원에서 탄핵안을 지지하는 의원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그동안 탄핵 추진 과정에서 다소 중립적 태도를 보였던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이 최종표결에서는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관측된다.

칼례이루스 의장이 탄핵에 공식으로 찬성한다는 뜻을 밝히면 유보적인 자세를 보여온 의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11년부터 계속된 호세프 대통령 정부에서 각료를 지낸 상원의원 가운데 6명이 탄핵안에 찬성할 것으로 분석되는 점도 주목된다.

호세프 대통령으로서는 분위기 반전에 필요한 중요한 발판을 잃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테메르 권한대행 정부 인사들은 경제 회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테메르 권한대행의 최측근 가운데 한 명이자 투자협력프로그램(PPI)을 총괄하는 모레이라 프랑쿠는 "경제가 테메르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가 침체 국면을 벗어나면 테메르 정부에 대한 신뢰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는 의미다.

최근 브라질 정부는 각종 지표상으로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1.2%에서 1.6%로 높였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역시 종전의 마이너스 3.1%에서 마이너스 3.0%로 약간 높였다.

금융기관과 컨설팅 회사들은 브라질 경제가 2분기를 고비로 최악의 국면을 지나 서서히 성장세를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알레한드로 베르네르 서반구 담당 국장은 테메르 정부 경제팀이 재정 건전성 확보와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조치들이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브라질 경제가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테메르 권한대행도 공식적인 대통령 직무 수행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달 4∼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7일 브라질 독립기념일에는 대통령으로서 첫 TV·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하고 정치·경제 위기 극복을 이한 단결과 협력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상원의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 최종표결 절차는 25일부터 시작되며 30∼31일 중 끝날 예정이다.

최종표결에서 전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그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퇴출당하고 2018년 말까지 남은 임기는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채운다.

반대로 찬성 의원이 54명에 미치지 못하면 탄핵안은 부결되고 호세프는 대통령직에 복귀한다.

최종표결을 앞두고 호세프 대통령은 29일 상원에 출석해 탄핵 추진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탄핵안 부결을 촉구할 예정이지만, 판세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