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2㎞ 초강력 무기…개량형 미사일 센카쿠 배치 추진
대형순시선 추가건조, 북한 도발·센카쿠 갈등이 군비증강 명분 제공


일본에 대한 안보 위협 요소를 부각해 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고성능 무기개발 및 도입에 나서고 있다.

22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 해군이 개발 중인 '레일건'(전자<電磁>가속포·railgun)의 연구·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레일건은 자기 전도체에 의한 가속으로 발사하는 신형 무기로 탄환을 시속 약 7천240㎞(초속 약 2천11m)의 속도로 쏠 수 있으며 사정은 약 200㎞에 달한다.

1분에 약 10발을 발사할 수 있고 대지·대함·대공 타격에 활용할 수 있으며 1발당 비용이 화포나 미사일에 비해 적게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일건은 총알보다 빠르며 항공기, 미사일, 전차 등 거의 모든 목표물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로 평가받는다.

일각에서는 중국·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이나 순항 미사일까지 무력화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이 레일 건을 보유하는 것은 중국이나 러시아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방위성은 미국이 전쟁의 양상을 결정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하는 이 무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2017년도 예산 요구서에 관련 비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방위성은 그간 미국을 비롯한 국내외의 레일건 기술 개발 현황을 조사하고 기초 기술에 관한 조사를 수행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에 돌입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은 레일건을 5∼10년 후에 실전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이 레일건을 자위대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육상자위대 관계자는 "일본에 기술이 축적돼 있지 않으면 충분한 협력을 얻을 수 없다"며 레일건에 관한 독자 연구·개발이 필요한 이유를 강조했다.

보도 내용에 비춰보면 일본 정부는 미국의 협력을 얻어 레일건을 도입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자체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방위성은 일본이 레일건 개발을 추진한다는 산케이신문의 이날 보도에 대해 내년도 예산 요구서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해서는 아직 답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반응했다.

레일건은 화약의 폭발력을 추진력으로 활용하는 기존의 포와 달리 물체의 전자기 유도로 발행하는 힘을 이용해 발사한다.

미 해군은 애초에 적 함정에 구멍을 내 파괴하거나 테러 기지 타격용으로 레일건 개발을 추진했으나 국방부 수뇌부가 적은 비용으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관심을 두면서 새로운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미국 외에는 중국이 레이저포와 전자기력을 이용해 발사체를 음속보다 빠르게 발사할 수 있는 전자기 레일건(ERG) 등으로 무장한 055급 순양함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런 가운데 방위성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등 외딴섬 방어를 위해 요격 능력을 향상한 개량형 지대공 미사일을 규슈(九州) 남쪽에서 대만 동쪽 해상에 걸친 난세이(南西)제도에 배치할 방침을 굳혔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차량탑재형 지대공 미사일인 '03식 중거리지대공유도탄' 개량형이 도입될 전망이다.

방위성은 이미 배치된 유도탄보다 사거리가 길고 여러 개의 목표물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좋은 장비를 수년에 걸쳐 구입할 예정이다.

발사기나 레이더까지 유도탄 시스템을 구성해 도입하도록 우선 170억 엔(약 1천899억원)을 내년도 예산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오키나와(沖繩)현 미야코지마(宮古島)와 이시가키지마(石垣島), 가고시마(鹿兒島)현 아마미오시마(奄美大島)에 배치될 육상자위대 미사일 부대가 이들 장비를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금년도 2차 추경예산안에 약 600억 엔(약 6천702억원)을 반영해 센카쿠열도를 전담하는 해상보안청 전담 부대의 대형 순시선을 3척 새로 건조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중국 당국 선박과 어선이 센카쿠 열도에 대거 접근하면서 긴장이 고조하는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

일본 정부는 이들 장비 외에도 신형 잠수함 건조, F-15 전투기 탑재 미사일 수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 열도 영유권 갈등은 일본이 방위 장비를 증강하고 사실상의 재무장을 향해 나가도록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