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새 TV광고 선보여, 트럼프 세금의혹에 초점
트럼프, 19일 첫 TV광고…플로리다 등 4개 경합주 공략


미국 대선에서 미디어 전쟁의 꽃으로 불리는 TV광고 대결이 드디어 점화했다.

이미 수천만 달러의 자금을 쏟아부으며 TV광고전의 기선을 제압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에 맞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처음으로 TV광고를 선보이며 맞불을 놓기로 하면서다.

클린턴은 18일(현지시간) 새로운 TV광고 '틀림없이'(Absolutely)편을 공개하며 '트럼프 때리기'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새 광고는 트럼프의 세금 의혹을 정조준했다.

클린턴은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 팀 케인과 지난해 납세자료를 공개했으나, '공개 불가' 입장이던 트럼프는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함구하고 있다.

광고는 만약 대선에 출마한다면 "틀림없이" 납세자료를 공개하겠다는 트럼프의 과거 발언을 먼저 보여주고, 같은 당의 2012년 대선후보인 밋 롬니가 등장해 트럼프를 향해 "자기주장만큼 부자가 아니거나, 아니면 뭔가 숨길 게 있어서 납세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미 NBC뉴스에 따르면 지난 두 달간 클린턴은 6천100만 달러(약 677억 원)를 광고 자금으로 집행했고, 그를 지지하는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도 4천300만 달러(약 478억 원)를 TV와 라디오광고 등에 쏟아부었다.

반면 지난달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이후 아직 TV광고를 한 편도 내보내지 않은 트럼프도 오는 19일 TV광고에 뛰어들기로 했다.

클린턴 캠프가 트럼프의 TV광고 개시에 맞춰 새 광고를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이날 밤 프라임타임 시간대에 두 후보 간 TV광고 맞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캠프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등 대선의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4개 주에서 TV광고를 먼저 선보이며, 다음 달부터는 대상지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직 광고의 컨셉트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공화당 경선에서 16명의 후보를 물리치면서 주요 경쟁자들보다 적은 자금을 썼다는데 강한 자부심을 가져왔다.

"나는 TV광고가 필요하지 않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트럼프는 전당대회 이후 무슬림 비하 논란을 자초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에 크게 밀려나면서 직접 안방 유권자를 공략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이 자신의 발언을 왜곡하고 클린턴에 유리한 쪽으로 편파 보도를 하고 있다는 그의 인식도 메시지를 가감 없이 정확하게 전할 수 있는 TV광고 쪽으로 미디어 전략의 방향을 트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경선 당시인 지난 5월까지 2천만 달러(약 222억 원)의 광고비를 썼는데, 주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를 타깃으로 이른바 '넷(net)심' 공략에 주력했다.

트럼프는 TV광고에 쏟아부을 '실탄'을 든든히 확보해 뒀다.

지난 7월 한 달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와 함께 8천200만 달러(약 912억 원)를 모금했다.

다만 RNC가 트럼프에 '스타일' 변화를 요구하며,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 상·하원 의원선거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고 압박하는 점은 그의 자금 동원력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