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40건 정도씩 흥미위주 연성기사 활발히 교류중
"인민일보 中이미지 제고 노력"…데일리메일 "디지털 수익 증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영국의 대표적인 상업대중지 데일리 메일과 기사 교환 형태의 협력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상이한 성향의 두 신문의 협력에 대해 '아름답지 않은 결혼'이라며 중국이 서방에서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의도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만 연합보(聯合報)는 18일 가십 보도로 유명한 영국의 우익 성향 대중지 데일리메일과 인민일보가 최근 기사공유 협정을 맺고 매주 40건씩 서로 기사를 교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데일리메일의 웹사이트 '메일 온라인'에 올라온 한 기사에는 '본 기사는 중국 인민일보와 합작으로 작성한 것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달려있다.

이를 통해 데일리 메일은 디지털 뉴스 부문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과 경제무역 및 문화 관계를 강화하려는 영국 정부의 정책 노선과도 일치한다.

인민일보는 소프트한 중국 소식을 대외에 전파함으로써 서방에서 중국의 이미지 제고를 노리고 있다.

인민일보는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신문으로 중국 공산당의 선전 및 보도를 위한 핵심 기구다.

데일리 메일은 하루 평균 웹사이트 방문자가 1천550만명에 이를 정도로 광범위한 대중 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BBC 중문판은 이에 대해 두 신문의 협력 소식이 중국 관영 매체에는 보도되지 않고 소셜미디어에서 어떠한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지만, 되레 영국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데일리메일은 디지털뉴스 사업의 수익 증대를 위해 중국 유력매체인 인민일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현재 메일 온라인에 게재되는 인민일보의 기사는 일시적으로 독자의 관심을 크게 끄는 가십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아내의 출산을 기다리다가 의사들의 착각으로 치질 수술을 받은 남성의 사연, 홀딱 벗은 어린 딸을 데리고 쇼핑하던 여성을 향한 네티즌들의 비난 등이 실렸다.

메일 온라인의 편집장인 마틴 클라크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중국은 지구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경제가 가장 역동적인 국가로서 국제무대를 지향하는 메일 온라인과 같은 매체에는 기삿거리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인민일보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인민망에도 최근 데일리메일 기사를 인용한 흥미 위주의 연성 기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자연공원에서 악어가 영양을 죽이는 소식이나 한밤중 영국의 밀밭에 생긴 미스터리 서클 같은 기사를 전했다.

케리 브라운 런던대 킹스칼리지 중국학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자기 합리화 논리를 외부에 전파하는 데 애쓰면서 서방에서 이미지 제고를 기대하며 서방의 주요 미디어와 관계 구축을 추진해왔다"며 "이번 협력은 '성결하지 않은 결혼'"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일리메일에 가득 채워진 가십성 기사를 인민일보는 자본주의 부패의 상징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데일리메일은 2011년에 중국에서 두차례 검열을 받은 적이 있었다.

중국 당국의 온라인 검열 감시기구인 그레이트파이어(GreatFire.org)의 기록에 따르면 데일리메일은 2011년 4월 캐나다에서 피살된 중국 여학생 관련 보도와 12월 광둥(廣東) 우칸촌(烏坎村)에서 일어난 반부패 농민시위 소식이 중국에서 차단된 바 있다.

한편 인민일보는 이날 미국 미디어에 대한 공신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인 성인 5명중 1명만이 미국 언론에 대해 '매우 신뢰한다', 또는 '상당히 신뢰한다'고 답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특히 미국 언론에 대한 불신도는 1973년 조사 이래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응답자의 36%가 미디어를 믿지 못하겠다고 답했는데 이는 1973년 조사 때의 18%보다 2배 늘어난 것이다.

(상하이·서울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장재은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