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륨 채우고 항공기 날개 단 혼종 비행체…최고 시속 148㎞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체가 17일(현지시간) 첫 출항에 나섰다.

길이 92m의 육중한 동체를 자랑하는 이 비행체는 영국 런던에서 북쪽으로 73㎞ 떨어진 카딩턴 비행장을 이륙했다.

가스를 채운 비행선이면서 헬리콥터 같은 날개가 있으며 항공기처럼 고정된 날개까지 갖춘 이 혼종 비행체의 이름은 '에어랜더 10'이다.

두 비행선을 옆으로 붙여놓은 듯한 생김새 때문에 '하늘을 나는 엉덩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동체에 불이 붙지 않는 헬륨을 채워 부양하는 까닭에 수소를 넣는 비행선보다 폭발 위험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비행선은 최고 4.9㎞까지 떠오를 수 있고 시속 148㎞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데 한 번에 2주 동안 공중에 머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에어랜더 10은 일반 비행기보다 연료를 덜 소모하면서 더 무거운 짐을 나를 수 있도록 고안됐다.

개업업체인 '하이브리드 에어 비히클'의 최고경영자 스티븐 맥글레넌은 군사 작전이나 상업 용도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글레넌은 며칠간 지속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대상을 감시할 수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주장했다.

에어랜더 10은 현재 승객이나 화물을 10t까지 실을 수 있다.

개발업체는 2020년까지 더 큰 비행선을 만들어 50t으로 늘릴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 비행선은 애초 아프가니스탄을 정찰하려는 미군을 위해 구상됐으나 미군의 그 사업이 2013년 백지화됐다.

그 뒤에 비행선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지닌 영국의 작은 업체 '하이브리드 에어 비히클'이 정부기관이나 개인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개발을 이어왔다.

(런던 AP=연합뉴스)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