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J-10'보다 우위 점하려고, 레이더ㆍ전자전능력도 개량

미국 공군의 주력전투기 종인 F-15 '이글'(Eagle)의 공대공 무장능력이 크게 확대된다.

중국의 항공전력 급증에 부심해온 미 공군이 대응책의 하나로 실전 배치된 지 40년이 넘지만, 오는 2040년대까지 운용하기로 한 F-15기 종에 대한 대대적인 개량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안보 전문매체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NI), 스카우트 등 미언론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공군이 중국의 경쟁 전투기인 젠(殲)-10(J-10)을 능가하는 우위를 점하기 위해 F-15기 종의 탑재무기, 레이더 등의 개량작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미 공군은 CㆍD 기종 192대와 E 기종 257대 등 모두 449대의 F-15기를 운용 중이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가 지난 1970년대에 제작된 운용체계를 탑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F-15기가 앞으로 20년 넘게 돼 작전하려면 대대적인 운용체계 개량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롭 리스 미 공군 대변인은 "오는 2021년까지 F-15C기의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현대화 작업이, 다시 오는 2032년까지는 전자전 장비의 개량작업이 각각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AESA 레이더는 '전투기의 눈'이나 마찬가지로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해 추적할 수 있는 최첨단 핵심 장비다.

미 공군이 AEAS 레이더와 전자전 장비 개량에 나선 것은 중국이 지난 몇 년 동안 괄목할만한 기술력에 힘입어 J-10의 성능을 F-15기에 거의 근접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위기성 판단에서다.

F-15 개량작업 가운데 눈길을 끄는 또 다른 것은 기존의 컴퓨터 시스템을 최신형 'ADCPII'로 교체하는 부분이다.

F-15기 제작사인 보잉 관계자는 "ADCPII 프로그램은 초당 8천700억의 연산속도로 지시를 처리할 수 있어 조종사에게는 훨씬 더 신속하고 정확한 임무 수행 능력을 제공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적기의 사격에서 자신을 방어하는 차세대 전자전 체계인 'EPAWSS' 장착작업도 이뤄진다.

이 체계를 통해 F-15기는 위협을 확인한 후, 회피, 기만 또는 전파 교란기술 등으로 스스로 방어할 수 있다고 보잉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적기의 탐색범위 밖에서 표적을 확인해 추적할 수 있는 원적외선 탐지 및 추적 레이더(IRST) 등 전자전 상황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첨단기술도 적용된다.

탑재 무장력도 대폭 향상된다.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AIM9X, 스패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120 암람 미사일 등 현재 8발인 공대공 미사일을 16발까지 탑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앞으로 실전 배치될 최신형 무기들을 통합해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F-15 개량사업을 지휘하는 보잉의 마이크 기븐스 부사장은 "F-15기는 앞으로 '플라이-바이-와이어'(fly-by-wire)라는 일종의 자동비행통제시스템을 갖추게 된다"며, 이를 통해 속도 개선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종사가 착용하는 디지털 헬멧 성능 개량, 레이더 포착률 감소, 제한적인 스텔스 기능 등도 추가할 계획이다.

공군 관계자들도 F-15기를 F-22 '랩터'나 F-35A '라이트닝 II 등 차세대 스텔스기를 위한 지원임무를 원활하게 수행하려고 다양하고 혁신적인 개량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공군 군수사령부 소속 마이클 슈미트 준장은 미 공군이 F-22기 확보 대수 부족의 보완책으로 F-15 기종의 수명을 오는 2040년대까지 늘인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우선 기체 피로도 검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애초 670억 달러(74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749대의 F-22기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운영비를 포함하면 대당 4천5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계산이 나오자 지난 2009년 당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지시로 2012년도 인도분(187호기)을 끝으로 생산 중지 명령을 내렸다.

F-15기 대체기로 F-22기를 투입하기로 결정한 미 공군은 이에 따라 시험기를 포함해 195대의 F-22 보유기 가운데 143대를 일선에 배치한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