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다니는 군사기지' 소형 항모급…"최전선에서 美 존재감 과시"

중국 해경선과 어선이 동중국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부근 해역에 대거 출현하자 미국이 경항모급 공격함을 투입했다.

18일 홍콩계 봉황망에 따르면 미국 해병대의 강습 상륙함 '본험 리처드'(USS Bonhomme Richard LHD-6)호가 지난 14일 동중국해 주변을 순항하며 수직이착륙 비행기 MV-22 오스프리와 MH-60S 시호크 헬기의 야간 기동훈련을 벌였다.

본험 리처드호는 지난 6일 모항인 일본 사세보(佐世保)항을 출발해 서태평양으로 남하하면서 남중국해 해역으로 들어와 순항 작전을 진행했다.

중국이 지난 5일부터 해경선과 어선을 센카쿠 열도 인근에 대거 접근시킨 직후의 일이다.

그간 소형 항공모함급의 이 상륙함이 동중국해 해역에 나타난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최근 동중국해 행보가 빨라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압박 공세로 해석된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본험 리처드는 해병대 병력을 상시 탑승시키고 전투지역에서 육해공 작전을 벌이는 제31해병원정군의 기함으로 각종 항공기와 헬기 등 40여대의 탑재가 가능하다.

3척의 공기부양정도 보유하고 있어 상륙작전에도 투입할 수 있다.

배수량 4만500t으로 한국 독도함의 두배 이상 크기이며 지난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서해 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중 구조지원 요청을 받고 긴급 투입되기도 했다.

본험 리처드의 동중국해 투입은 지난해 5월 미일방위협력지침 개정에 따라 미국과 일본이 센카쿠 열도 등 도서 지역을 공동 방위 범위에 포함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이 센카쿠열도 해역의 영유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보고 미국에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본험 리처드 투입이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도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두원룽(杜文龍) 중국 군사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중앙(CC)TV 좌담회를 통해 "미국이 본험 리처드호 순항을 통해 북한을 향한 압박과 함께 한국을 지원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해군의 전략적 활동범위가 대양에서 다른 나라의 근해로 좁혀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최근 대외안보 대응 전략을 순차대응에서 동시대응 체제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미국의 맞대응이다.

중국군 해군연구소 차오웨이둥(曹衛東) 연구원도 "강습 상륙함과 항공모함 편대의 작전능력엔 일정한 차이가 있지만 본험 리처드호의 동중국해 투입은 미국이 최전선에서의 존재감과 함께 동시 작전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