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AN/TPY-2 레이더 피하는 초음속활강비행체·다탄두 미사일 중심

미국이 한국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은 이에 대응해 최첨단 무기 실전배치를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 리스크 인사이츠'(GRI)의 이안 암스트롱 선임분석가는 16일(현지시간) 미 온라인매체 허핑턴 포스트 자매지인 월드 포스트 기고문에서 중국은 한국 배치 사드의 대응무기 체계로 기존의 초음속활강비행체(HGV)와 다탄두 각개 목표 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의 집중 개발과 조기 배치에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암스트롱은 중국이 특히 두려워하는 것은 '안방까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사드 레이더 체계(AN/TPY-2)라면서, 이 레이더의 감시를 벗어나기 위해 두 대응무기의 개발과 실전배치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5월 초 공개된 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사거리 1만2천∼1만 5천㎞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DF)-5'에 MIRV를 새로 장착했다.

중국은 DF-5 20기를 지하격납고에 보유 중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20기 가운데 10기가 개량돼 미사일 1기당 3개씩의 탄두가 장착됐을 것으로 민간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이렇게 되면 DF-5를 통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발사될 수있는 탄두의 수가 종전 20개에서 40개로 늘어나는 셈이다.

암스트롱은 일부 실전 배치된 MIRV는 초기에 탐지된다고 해도 요격이 더욱 어려워서 한국 배치 사드로 만들어지는 전략 불균형도 상쇄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언론에서 'DF-ZF'로 보도한 HGV는 이보다 훨씬 강력한 대응무기다.

중국이 이미 7차례나 성공적으로 시험한 것으로 알려진 HGV는 전통적인 탄도미사일보다훨씬 빠른 속도(최고 마하 10)로 대기권으로 활공 진입한 후 표적을 타격하기 때문에 기존의 미국 방어 미사일로는 탐지와 요격이 사실상 어렵다.

지금까지 중국이 수행한 HGV 시험은 주로 중거리미사일에 탑재한 것으로, 이는 지역 미사일 방어체계를 염두에 둔 것임을 보여준다고 암스트롱은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 배치 사드가 미국의 광역 미사일 방어(MD) 구상과 연관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HGV의 개발에 속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수 있도록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그는 예측했다.

HGV가 실전 배치되면 엄청난 속도로 사드 레이더의 조기 감시망을 효과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르면 오는 2020년까지 HGV의 실전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은 또 중국이 기존 ICBM 핵전력에 MIRV를 장착하는 쪽으로 개량하는 데도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의 이런 시도에도 난관은 있다.

우선 경제난이다.

지금까지는 거침없는 성장 속도에 익숙했지만, 최근에 두드러진 성장 속도 둔화에 어떻게 적응할지가 미지수기 때문이다.

또 전략적 필요성보다는 기술혁신과 일류국가로 행세하려는 의욕이 앞서 미사일 개발계획을 추진한 점도 어떤 영향을 끼칠지 두고 볼 일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