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 당국이 지난달 중국 선양(瀋陽)에 긴급 착륙한 사고의 책임을 물어 북한 고려항공의 운항을 제한하기로 했다.

항공 사정이 열악한 북한은 국제노선의 경우 대부분 중국을 거쳐야 해 중국의 운항 제한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해외로 나가는데 적지 않은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 등에 따르면 중국민항국은 선양 사고에 따른 제재의 일환으로 고려항공의 운항을 제한할 것이라면서 고려항공에 비상 훈련 및 유지 보수 개선을 17일 지시했다.

민항국은 이날 성명에서 선양 비상 착륙 사고 조사 결과, 사고기 선반의 호출 버튼에서 연기가 발생한 사실을 발견했으며 비상 착륙 과정에서도 일부 문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또한, 고려항공이 이런 비상 사고 발생 시 대처법과 관제탑과의 의사소통, 항공기 유지 및 보수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면서 항공기 엔진 화재 등 비상시에 대처하는 훈련을 통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민항국은 고려항공에 "상응하는 운행 제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정확히 어느 정도 수준까지 제한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고려항공 베이징 지사 측은 이번 제한 조치에 대해 "아직 들은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유일의 항공사인 고려항공은 현재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선양,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정기 국제선을 운항하고 있다.

고려항공은 영국 항공서비스 조사기관 스카이트랙스가 5년 연속 세계 최악의 항공사로 선정했을 정도로 안전도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다.

고려항공은 지난달 22일 평양에서 출발해 베이징으로 향하다가 항공기 화재로 선양에 긴급 착륙한 바 있다.

사고 항공기의 기종은 1993년형 투폴레프 Tu-204 기종으로 당시 사고로 부상자는 없었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