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장관 "알레포 합의 거의 도달"…미국은 "아직 할 말 없다"

시리아 내전 격전지인 알레포가 수백만 명 민간인이 고통받는 역대 최악 수준의 분쟁지로 지목된 가운데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의 해법을 놓고 충돌해온 미국과 공동작전을 벌이는 합의에 거의 도달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15일(현지시간) 자국 TV 방송 '로시야 24'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미국이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 지역의 상황을 완화할 수 있는 공동 군사작전을 펴는 계획에 가까워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위스 제네바와 요르단 암만에 있는 미국 동료들과 활발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는 알레포 문제에 한한 것으로, 이곳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양국이 함께 싸우기 시작하는 계획에 한발 한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평화협상에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도 모두 나서고 있지만,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 퇴진 여부 등 시리아 사태 해법을 두고 갈등하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해 반군을 향해 공세를 벌이는 반면, 알아사드 정권 퇴진을 바라는 미국은 시리아 온건 반군들을 지원해 IS 격퇴전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AP통신에 러시아와의 논의가 진행 중이며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트뤼도 미 국무부 대변인도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지금 시점에 발표할 만한 것이 없다"며 "우리는 러시아 관리들과 적대 행위 중단 확산, 인도주의적 접근 향상, 정치적 해결에 필요한 상황 조성에 대해 정기적으로 대화하고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반군에 장악된 알레포에서는 정부군이 포위작전을 벌이고 반군이 포위망을 뚫기 위해 반격에 나서면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져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이날 알레포 교전에 대해 역대 최악의 분쟁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피터 마우러 ICRC 총재는 성명을 통해 "현대 들어 가장 파괴적인 도시지역 분쟁 중 하나라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누구도, 어느 곳에서도 안전하지 않다.

사람들은 공포 상태이며 어린이들은 충격에 빠져 있다.

고통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고 강조했다.

유엔에 따르면 알레포에서 구호가 필요한 민간인은 200만명에 달한다.

지난달 마지막 남은 진입로마저 끊긴 알레포 동부 지역에는 25만∼27만5천명이 사실상 갇혀 있으며 정부군이 장악한 서부 지역 120만∼150만 명과 교외 지역 주민들도 계속되는 공습과 포격 등에 고통받고 있다고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은 설명했다.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