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5일 일본 종전일(패전일)을 맞아 가진 희생자 추도식에서 4년 연속 일본의 전쟁 가해(加害)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일본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 식사에서 "전쟁의 참화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역사를 겸허하게 마주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겠다", "내일을 살 세대를 위해 희망에 찬 국가의 미래를 개척해 가겠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나 그는 2012년 말 취임 후 열린 세 차례 패전일 추도식에서처럼 일본의 가해 책임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또 '부전(不戰)의 맹세'라는 표현도 사용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의 전임자들은 추도식 식사를 통해 "일본이 아시아 국가에 큰 손해와 고통을 안겼다"는 일본이 가해 책임을 담은 언급을 했었다.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추도식에 참석해 "과거를 돌이켜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전쟁의 참화가 재차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예년처럼 '반성'을 언급했다.

이어 "전쟁터에 흩어져 전화(戰禍)에 쓰러진 사람들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세계 평화와 우리나라가 한층 더 발전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아키히토 일왕이 지난 8일 영상메시지를 통해 생전 퇴위 의사를 밝힌 이후 왕궁 이외에서 공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정부 추도식의 추도 대상은 전사 군인ㆍ군무원 230만명, 공습 등으로 숨진 민간인 80만명 등 총 310만명이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