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산업 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매 판매 증가세가 지난달에 일제히 둔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철강 석탄 등 공급과잉 산업의 민간투자 부진과 중국 남부지방을 강타한 홍수·폭염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산업 생산이 전년 같은기간 대비 6.0% 증가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전달(6.2%)은 물론 시장의 예상치(6.1%)에 소폭 못 미친다. 소비경기를 나타내는 소매 판매 증가율은 지난 6월 10.6%이던 것이 지난달에는 10.2%로 둔화됐다. 시장의 예상치는 10.5%였다. 투자지표인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지난달에 8.1%(연초대비 누적치 기준)로 전달(9.0%)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7%로 시장의 예상치(6.6%)를 소폭 웃돌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실물경기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7월 지표들이 일제히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침에 따라 3분기 경제성장률은 2분기 대비 소폭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많다.

저우하오 코메르츠뱅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큰 걱정은 민간 투자 증가세가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민간투자 증가율은 작년에는 10.0%를 기록했지만 올 들어 급락하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2.1%까지 추락했다. 중국국가통계국은 “지난달 발생한 중국 남부 지역의 대규모 홍수와 기록적인 폭염으로 실물경기 지표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홍수로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RBS의 해리슨 후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월 지표 둔화로 중국 정부가 3분기 중에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