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시의 용서' 800주년 맞아 방문…취임 후 두번째

"증오의 시대에 세상은 용서를 필요로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시의 용서' 800주년을 맞이해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주 아시시를 방문해 용서를 강조했다.

4일 오후(현지 시각) 로마에서 헬리콥터 편으로 아시시에 도착,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성당을 찾은 교황은 "자비의 희년에 용서의 길이 교회와 세상을 진정으로 새로워지게 할 것임이 점점 자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의 이번 아시시 방문은 오노리오 3세 교황이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성당의 작은 경당인 포르치운콜라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아시시의 용서'라는 전대사를 베풀 수 있도록 허락한 지 80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아시시의 용서' 의식에 참여하는 신자는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황은 "이 세상은 용서를 필요로 한다"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용서할 줄 모르기 때문에 고요함과 평화의 즐거움을 찾지 못하고 비탄과 증오를 품고 살며 자신과 타인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이 자신의 이름을 따온 성인인 성 프란체스코(1182∼1226)가 살던 곳인 아시시를 방문한 것은 즉위 첫 해인 2013년 이후 두 번째이다.

청빈과 겸손의 대명사인 프란치스코 성인은 재산을 포기하고 거지들과 같이 살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일생을 바쳐 교황의 롤모델로 꼽힌다.

교황은 이번 아시시 방문을 앞두고는 "이번 순례는 매우 단순하지만 자비의 희년에 이뤄지는 것이라 큰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며 "모두가 나와의 기도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