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모병·테러실행 조직…범행 익숙한 전과자 우대"
"멍청한 미국인은 SNS로 쉽게 포섭…총기규제 허술해 테러 쉽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영국, 프랑스, 독일을 겨냥한 동시 테러를 기획했다는 증언이 전직 조직원에게서 나왔다.

미국인들을 쉽게 급진화할 수 있는 표적으로 보고 허술한 총기규제에 편승해 소셜미디어로 원격 테러를 가한다는 계획도 소개됐다.

IS 조직원으로 활동한 독일인 해리 소포는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IS 수뇌부의 이 같은 해외테러 전략을 털어놓았다.

소포는 독일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성장한 뒤 런던에서 대학 교육까지 받은 인물로 시리아에서 IS에 가입한 뒤 돌아와 현재 독일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내가 시리아에 도착한 뒤에 IS는 내가 독일로 다시 돌아가는 게 현재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럽 현지에서 IS의 지령에 따라 조직원을 모집하고 테러를 조직, 실행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소포는 "IS는 뭔가 동시에 일어나는 게 필요하다고 항상 얘기했다"며 "그들은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 한꺼번에 일어나는 대규모 공격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IS의 테러 전략에 대한 이 같은 증언은 최근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잇따라 테러가 발생해 당국이 긴장하는 가운데 나왔다.

현재 IS는 거점인 시리아, 이라크에서 점령지를 잃어가고 있고 새 거점으로 눈독을 들이는 리비아에서도 세력 유지가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유럽 내에서 영감을 받은 자생적 테러범이나 파견된 조직원, 포섭된 준조직원들의 테러를 통해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NYT는 IS가 소포에게 밝힌 전략이 IS의 선전 책임자 아부 무하마드 알아드나니가 지휘하는 지역별 조직을 유럽, 아시아, 아랍 등지에 구축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수사 당국은 IS가 해외에서 테러범을 모집하고 실행하는 조직인 '엠니'(Emni)를 유럽에서 1년 이상 운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소포는 "시리아에 갔다가 돌아온 유럽인이 수백명에 이르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정보기관, 국방부 고위관리도 IS 공작원들이 유럽연합(EU) 회원국에 수백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터키에도 별도로 수백명이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소포는 IS가 독일, 영국에서 많은 이들을 조직원으로 모집했으나 대다수가 마지막 순간에 위축되면서 테러를 저지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IS는 독일에 거사를 치를 이들이 많지 않다며 처음에 몇몇 있었는데 하나둘씩 겁을 먹고 발을 뺐고 영국에서도 사정이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IS가 특히 선호하는 조직원이 서유럽 출신 범죄자라는 증언도 나왔다.

소포는 "IS가 따로 소중하게 여기는 부류의 인물들이 있다"며 "조직범죄와 연관이 있는 인물, 위조 신분증을 구할 수 있는 인물, 유럽연합(EU) 밀입국을 도와줄 이들과 연락이 닿는 인물이 그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IS가 아시아에서 활동할 조직원을 영입할 때는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지부 조직원 출신을 찾는다고 밝혔다.

소포는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알카에다를 위해 일하던 새 조직원이 오면 과거 경험이나 활용할 연줄이 있는지 물어본다"고 설명했다.

IS가 미국에서는 직접 지령을 내릴 조직원을 따로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십명을 모집해 해외 공작에 투입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한번 시리아에 다녀오면 미국에 다시 들어가기 힘들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소포는 "IS가 미국인은 멍청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훨씬 쉽게 포섭할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IS는 미국인들을 쉽게 급진화시킬 수 있고 범죄전과가 없으면 총도 직접 살 수 있어서 총기를 공급할 사람도 따로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