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캠프 일각서 '시간 낭비' 절망감 토로"
트럼프 "그 어느 때보다 캠프 단합돼 있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무슬림 비하' 발언 등 잇따른 막말과 실언으로 논란을 자초해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트럼프 선거운동 캠프 내에서도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공화당 소식통을 인용해 폴 매너포트 선거대책본부장을 비롯한 일부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이 최근 트럼프의 발언을 볼 때 "그들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또 두 명의 소식통은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이 트럼프가 최근 그가 논쟁을 벌인 골드스타(Gold Star·미군 전사자) 가족에게 사과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이 중 한 소식통은 트럼프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모든 군인 가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인종·종교·여성차별 발언을 둘러싼 당내 논란은 그가 대선 출사표를 던진 지난해 6월부터 계속 이어져 온 것이지만, 최근 무슬림계 미군 전사자 부모와 벌인 논쟁을 계기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트럼프는 무슬림계 전사자의 부모인 키즈르 칸 부부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통해 자신을 비판한 것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칸의 아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무슬림 비하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해 거센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를 앞장서 옹호해 온 당내 대표적 '친(親)트럼프' 인사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도 최근 트럼프에게 당내 지도자들과 후원자들의 실망감을 전달했다고 CNN은 전했다.

또 트럼프의 한 보좌관은 매너포트가 "그(트럼프)가 승리하는 데 필요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아무도 믿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를 돕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CNN에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캠프 대변인인 제이슨 밀러는 매너포트가 이같이 말했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라며 캠프 내에 불만과 절망감은 없다고 부인했다.

매너포트도 폭스뉴스에 캠프 내 분열상에 대해 부인하면서 "캠프는 매우 좋은 상태에 있다.우리는 유기적이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역시 트위터를 통해 "내 선거캠프는 굉장히 단합돼 있다. 아마도 그 어느 때보다 더 그렇다. 모두의 엄청난 지지에 감사하고 싶다. 부정직한(crooked) 힐러리를 패배시키자!"고 썼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