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또다시 40달러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하락 폭은 13.9%를 기록해 지난 1년 사이에 가장 컸으며, 6월 고점 대비 20% 이상 빠지면서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

같은 기간 북해산 브렌트유도 14.5% 내리면서 올해 들어 최대 낙폭을 보였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9월물 가격은 배럴당 41.60달러로 마감했다.

전날보다는 1.12% 올랐지만, 지난달 30일 마감 가격인 48.33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13.9% 내린 셈이다.

이같은 낙폭은 지난해 7월(-20.8%) 이후 1년 만에 가장 컸다.

특히 WTI 가격은 장중 최저 40.57달러까지 내리며 종전 고점인 6월 9일의 51.67달러에 견줘 21.5% 가까이 하락했다.

조만간 30달러대까지 가격이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세를 타면서 향후 가격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더 큰 폭락도 없지만 확실한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가 40개 투자은행(IB)을 대상으로 집계한 올해 3분기 WTI 가격 전망 평균치는 47.16달러이며 올 연말에는 50.56달러까지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43달러에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에 내놓은 전망치인 41달러보다 상향 조정된 것이지만,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의 현재 가격과 일치하는 수준이라서 올해 내내 유가 시장에서 큰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국제유가 급락은 그간 유가를 견인했던 공급 차질 이슈가 사라진 데다가 원유·휘발유 재고 과다 등이 줄줄이 겹쳤기 때문이다.

캐나다 산불과 나이지리아의 송유관 파손, 리비아 내전 등이 공급 차질 요인들이 7월을 기점으로 모두 해소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공급 차질 해소와는 별개로 산유량이 계속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베이커휴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시추공 수는 5주 연속 증가해 371곳에 달한다.

원유와 휘발유 재고량도 계속 증가해 이달 넷째 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5억2113만 배럴, 휘발유 재고는 2억4145만 배럴에 달했다. 특히 드라이빙 시즌에도 휘발유 재고가 전주보다 45만 배럴 늘어나면서 유가 시장에 타격을 줬다.

앞으로는 달러 강세가 원유 가격을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27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유가 하락의 주범으로 달러 강세를 지목하며 앞으로는 휘발유 과잉 공급보다도 달러 강세가 석유 시장의 더 큰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라도 하는 날에는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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