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최근 잇따라 독자 개발중인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관영 방송매체를 통해 공개한데 이어 공식적으로 MD 발사체계의 구축을 확인했다.

30일 중화망에 따르면 양위쥔(楊宇軍)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월례브리핑에서 미사일 요격실험 성공장면을 공개한 것과 관련, "적절한 미사일 방어체계 능력을 발전시켜 국가안보를 수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 대변인은 그러면서 "중국의 국방능력 향상은 특정국가를 겨냥하거나 국제적인 전략 환경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겨냥해 자국도 MD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음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중국은 국가 안보와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지키는데 필요한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영라디오방송과 해방군보(解放軍報) 산하 '81TV'는 앞서 신장(新疆) 쿠얼러 미사일시험기지에서 이뤄진 '지상 기반 중간 미사일방어'(GMD) 실험이 연속 4차례에 걸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GMD 시스템은 지상에서 발사한 요격 미사일로 우주 상공에서 탄도 미사일을 파괴하는 시스템이다.

중국은 2007년 GMD 체계 개발을 시작해 수차례 요격 실험을 해왔으며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0월 실험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중앙(CC)TV도 24일 저녁 7시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를 통해 2010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중거리 미사일방어 시험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남중국해, 사드 배치 등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대립구도가 우주 상공의 MD 시스템 개발 경쟁으로 격화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중국의 MD 체계는 미국과는 기술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로켓군 출신의 군사전문가인 쑹중핑(宋忠平)은 "중국의 MD 기술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에 비해 중국의 MD 시스템은 실전 테스트가 부족해 기술적 성숙도와 신뢰도가 미흡하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남중국해 문제가 다소 가라앉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중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사드 문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해방군보는 28일 사설을 통해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중국이 미국 주도의 연합군에 맞서 싸웠던 역사를 상기시키며 "중국은 결코 도발에 맞서 모욕과 굴욕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인과 중국군은 어떤 국가와도 무기경쟁에 참여할 의사가 없지만 우리의 안보이익은 굳건히 수호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