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구들 '분쟁→굶주림→분쟁 악순환' 경고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분쟁이 5천6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심각한 기아와 폭력 상황으로 내모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는 29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분쟁으로 식량 안보를 위협받는 사람은 예멘과 시리아에 가장 많다.

예멘에서는 인구의 절반 이상인 1천400만명이, 시리아에서는 분쟁 발생 전에 집계한 인구의 37%인 870만명이 각각 기아 위기나 비상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내전 위기가 격화하는 남수단에서는 480만명이 같은 고통에 시달린다.

이들은 식량, 영양, 생계 지원이 시급한 상태다.

레바논에 있는 시리아 난민의 89%도 마찬가지로 긴급 식량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분쟁을 겪은 이후에 식량 안보가 불안한 나라는 기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10년 이내에 다시 분쟁이 재발할 확률이 40% 높다고 FAO와 WFP는 추산했다.

FAO와 WFP는 세계 빈곤층의 절반가량이 분쟁과 폭력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에 살고 있다.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은 안정적인 지역에 사는 사람보다 영양실조에 걸릴 가능성이 3배 이상 크다.

호세 그라치아노 다 실바 FAO 사무총장과 어서린 커즌 WFP 사무총장은 배포한 공동 보도자료에서 "분쟁은 기아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작물, 가축, 농업 인프라를 파괴하고 시장을 혼란에 빠뜨려 미래의 수요를 맞추는 데 두려움과 불확실성을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유엔본부 신화=연합뉴스)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