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각각 결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정보당국으로부터 첫 정세 브리핑을 받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당국자들이 조만간 두 선거캠프를 접촉해 브리핑 계획을 정할 것이라면서, 이르면 내주 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클린턴과 트럼프 후보에게는 현재 국제사회의 핵심 현안, 국외파병 미군의 상황, 동맹국과 적대국의 동향 등을 보고될 것으로 전해졌다.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연례 의회보고와 비슷한 '정세 개론'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1급 비밀도 포함된다고 한다.

과거부터 있었던 이 브리핑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양당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정보당국이 관례적으로 하는 통과의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대선은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때문에 사정이 달라졌다.

두 후보는 서로를 향해 국가기밀 취급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며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시절 사설 이메일 서버를 이용해 공무를 처리한 '이메일 스캔들'을 물고늘어지고 있다.

트럼프가 전날 러시아에 대해 '클린턴의 이메일을 해킹해 삭제된 3만여 개의 이메일을 찾아내기 바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클린턴 진영은 '반역행위'라며 대반격에 들어갔다.

양측의 공방이 정세 브리핑을 계기로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난감해진 정보당국이 어느 정도까지 고급정보를 공개할지도 관심을 끈다.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당국은 트럼프에게 브리핑을 해야 한다면, 아무것도 말하지 말고, 브리핑하는 척만 하라"면서 "그는 위험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