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기 수요 줄어…대한항공·아시아나도 다른 기종으로 바꾸기로

엄청난 덩치 때문에 '점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보잉 747 제트기가 반세기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잉은 747기종의 생산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이날 공시했다.

747 점보제트기는 미국 대통령이나 다른 국가의 정상들이 애용한 기종이다.

1970년을 시작으로 전세계 항공사에 1천500대 넘게 인도됐다.

항공 전문가들은 대형인 747기종이 항공권 가격을 떨어뜨렸다고 말한다.

좌석 수가 많아 일부 항공사는 거의 600석을 운영할 정도였는데 덕분에 승객들은 비용 부담을 덜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진 판매 부진에 747기는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다.

747 화물기와 여객기 모두 수요가 급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47 화물기 대신 선박이나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WSJ은 전했다.

여객기도 엔진이 4개인 747보다 크기가 작은 엔진 2개짜리 기종의 수요가 늘어난 탓에 고전했다.

보잉의 라이벌인 에어버스도 초대형기인 A380 생산을 2018년부터 축소하기로 했다.

점보제트기의 명운은 보잉이 이 기종의 주문을 받기 시작했을 때 2살밖에 안 됐던 데니스 뮬런버그 최고경영자(CEO)가 결정하게 됐다.

보잉은 "충분한 주문을 받지 못하면 747기의 생산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공시자료에서 밝혔다.

국내 항공사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여객기와 화물기를 합쳐서 각각 17대와 14대의 747기종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5∼6년 안에 구형 747-400기종을 다른 기종으로 전부 바꿀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순차적으로 747 항공기를 모두 정리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