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 해수온 상승·기후 변화·빈번한 저지 고기압 주원인

3개월 기상 전망에서 미국 본토 48개 주(州)와 알래스카, 하와이 등을 포함한 50개 주 전역의 기온이 사상 최초로 예년 평균보다 높을 것으로 예보됐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가 연방 정부 기관인 기후예보센터(CPC)의 자료를 인용해 26일(현지시간) 전한 내용을 보면, 21일을 기점으로 3개월 후 미국 전역의 기상 지도를 보면 온통 주황색 계열로 물들었다.

지역에 따라 주황색보다 짙은 빨간색도 보인다.

이런 색깔은 평균보다 기온이 높다는 걸 뜻한다.

평년의 기상 예보 지도에선 평균보다 기온이 낮은 것을 의미하는 파란색과 덥거나 시원할 가능성이 반반인 흰색이 나타나지만, 3개월 기상 전망서 이렇게 미국 전역이 주황색으로 완전히 덮인 적은 없었다고 CPC 기상학자 댄 콜린스는 설명했다.

CPC는 1995년부터 3개월 기상 예보를 내놓고 있다.

USA 투데이는 또 다른 기상 전문업체인 웨더 컴퍼니의 8∼9월 예보에서도 이와 비슷한 전망이 나왔다며 한여름과 같은 고온 현상은 미국 대다수 지역에서 가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콜린스는 꾸준한 기온 상승이 비정상적인 해수온 상승 탓이라면서 앞으로도 몇 달간 미국의 대기를 뜨겁게 달굴 것이라고 예상했다.

USA 투데이는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도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과학·공학·약학 아카데미 소속 과학자들은 올해 3월 화석 연료 사용에 따른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으로 생성된 지구온난화가 대기와 해수온 상승,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폭염과 기후변화의 밀접한 관계를 조명했다.

'열돔'(heat dome) 현상을 유발하는 저지 고기압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도 기온 상승과 직결된다.

저지 고기압은 공기의 흐름을 막는(blocking) 고기압이다.

이동하지 않고 한 곳에 오랫동안 정체하는 것이 특징으로 저지 고기압으로 달궈진 더운 공기는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반구형 돔에 갇혀 다시 대기를 뜨겁게 달궈 열돔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 탓에 비구름도 생성되지 않는다.

중동과 미국 전역을 찜통으로 만든 것도 열돔 현상이다.

웨더 컴퍼니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여름철에 저지 고기압이 자주 발달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가 유발한 북극 빙하의 급격한 감소와 연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