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책 '밑그림'…'15달러 최저임금' 명시·TPP언급 모호해져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식으로 채택된 정강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기조로 삼을 정책의 '밑그림'에 해당한다.

13개의 큰 주제와 이를 세분한 93개의 작은 주제로 구성된 민주당 정강은 임금과 일자리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해, 정치적 또는 사회적인 현안에 입장을 보이기 위한 가치와 전 세계에서 미국이 지도력을 지키겠다는 내용으로 끝난다.

15달러(약 1만7천 원)로 최저임금을 올리겠다고 명시한 것을 비롯해 부자들에 대한 증세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의 내용은 민주당의 정강을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 것으로 평가받게 하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언급은 모호해졌다.

민주당은 가장 먼저 수록한 일자리 관련 정강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노동자의 기본권 보호와 사회보장보험 확대적용, 은퇴자 보호대책 마련 같은 방침을 언급했다.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통해 젊은이들을 위해 청정에너지나 과학기술 분야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금융제도 개혁을 비롯한 '경제 불평등 타파'나 형사사법제도 개혁 등을 통해 '균등한 기회'를 미국인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구상도 담았다.

성소수자 보호나 사회기반시설 확충 구상도 '균등한 기회' 항목에 포함됐다.

'투표권 보호와 선거자금제도 개혁'은 별도의 큰 주제로 다뤄졌다.

수도인 워싱턴DC를 주로 승격시키겠다는 방침도 여기에 담겼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청정에너지 경제를 만든다'는 주제와 '수준 높으면서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는 교육제도 운영' 역시 별도의 큰 주제로 언급됐다.

'모든 미국인을 위한 건강보험제도 유지'라는 이름의 주제를 통해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제도 '오바마케어'를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처방약 가격이 인하와 약물중독 대응, 임신중절과 관련된 여성의 권리 보호와 여성에 대한 폭력 배격, 총기규제 강화 등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원칙있는 지도력' 에서는 동맹이 미국의 지도력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고립주의 성향으로까지 해석되는 공화당의 정책과 차이를 보였고, 뒤이은 '군에 대한 신뢰'라는 주제를 통해 군비 낭비를 막고 성소수자의 안정된 군 복무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국제적인 위협 대응'이라는 주제에서는 '가학적 독재자에 의해 운영되는' 북한을 비롯해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이란,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수록됐고 테러리즘과 사이버안보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 역시 이 주제에 담았다.

민주당은 포용과 관용을 바탕으로 여성과 성소수자, 종교적 소수자, 난민을 보호하고 고문을 하지 않으며 시민사회의 주도로 청년층의 발전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우리의 가치 보호'라는 주제에 넣었다.

쿠바 관타나모 해군기지 안의 테러용의자 수감시설을 폐쇄하겠다는 그동안의 구상도 이 주제에 함께 묶였다.

마지막으로 수록된 '전세계에서의 지도력'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동맹국과의 강한 유대를 지속하겠다고 민주당은 다짐했다.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주장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포기 위협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이 주제에 포함됐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가 여전히 효용을 가진다는 견해 또한 이 주제에 속했다.

(필라델피아<美펜실베이니아주>연합뉴스) 심인성 강영두 김세진 특파원 sims@yna.co.kr, k0279@yna.co.kr,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