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테러가 잇따라 발생한 유럽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해 유럽 항공, 호텔, 명품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제 테러가 발생하지 않은 유럽 국가와 도시들에서도 항공편과 호텔 예약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와 도시 곳곳에서 테러가 빈발하자 많은 여행객이 유럽 여행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불황과 맞물린 테러가 앞으로 2주 이내에 실적을 발표할 에어프랑스-KLM, 아코르호텔, 인터콘티넨털 호텔 그룹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메리칸 항공 그룹의 스콧 커비 회장은 "유럽은 3분기에 (관광산업) 실적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유일한 지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유럽 기반 관광 업체들의 주가는 줄줄이 하락했다.

올해 초와 비교해 영국 여행사 토머스 쿡 주가는 52% 급락했다.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 홀딩스와 영국 브리티시항공의 모회사인 국제통합항공그룹(ICAG) 주가도 각각 23%, 34% 내렸다.

130명이 숨진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파리 호텔 객실 점유율은 계속 침체 상태다.

지난 14일 84명의 목숨을 앗아간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 이후 니스 호텔 객실 점유율은 15% 이상 떨어졌다.

테러 불똥은 유럽 다른 지역으로도 튀었다.

니스 테러 이후 영국 런던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호텔 객실 점유율도 올해 초보다 각각 2.7%, 8.3% 감소했다.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은 불확실한 경제와 반복되는 테러 때문에 올 하반기 수익이 8∼9% 감소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저가항공사 이지젯은 테러 위협과 지난 5월 이집트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여파로 여름철 항공 수요가 줄었다고 밝혔다.

파리를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주요 수입원인 유럽 명품업계도 울상이다.

에르메스 인터내셔널은 유럽 테러와 환율 변동 등의 여파로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악셀 뒤마 에르메스 최고경영자는 "프랑스에 오는 관광객 흐름에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의 프랑스 방문을 막는 국가비상사태를 유지하는 한 관광산업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정보업체 포워드키즈 조사 결과 올해 유럽 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개최라는 호재가 있었는데도 올여름 유럽은 작년 여름보다 국제 항공 예약이 감소(-2.1%)한 유일한 지역이었다.

이러한 유럽의 부진에 다른 지역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올여름 중국과 호주를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가는 국제 항공 예약은 올해 초보다 7.8%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