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나토 발언, 외교정책 준비부족 보여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가 미국의 가치를 배반하고 군 통수권자를 맡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이민자의 미국 입국 시 종교 테스트, 무슬림 이민자에 대한 특별검증 등과 같은 트럼프 후보의 주장을 거론한 뒤, "미국을 독보적이게끔 하는 바로 그것(핵심가치)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발트 해 국가들을 공격한다 해도 방어하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발언도 공격했다.

단적으로 이런 발언은 "외교정책에 대한 준비부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인 발트 3국을 공격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 나라가 미국에 대한 의무를 다했는지를 검토한 뒤 방어에 나설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는 동맹에 대한 공격은 나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동방어에 나서도록 규정한 나토 규약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일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유의 깊게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러시아가 더욱 공세적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유럽 동맹국들에 대해 국방비 지출을 유지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우리가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동맹의 핵심 원칙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얘기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함께) 세운 것으로,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국 대외정책의 근간이었다"라고 옹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때와는 달리 대통령이 된 뒤 '급진 이슬람'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는 트럼프의 비판에 대해 "그런 표현은 IS(이슬람국가), 알카에다 같은 '정신 나간 단체들'이 이슬람의 전체인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이슬람 동맹국들로부터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