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이사국 중 12개국서 '권장' 의견

반기문 사무총장의 뒤를 이을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선출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첫 비공개 투표에서 포르투갈 총리 출신 안토니우 구테헤스(67) 전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가 1위를 달렸다고 외교관들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구테헤스의 뒤를 이어 다닐로 튀르크 전 슬로베니아 대통령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15개 안보리 이사국은 이날 첫 비공개 투표를 통해 차기 총장 도전장을 낸 12명의 후보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다.

이사국은 각 후보에 대해 '권장'(encouraged), '비권장'(discouraged), '의견 없음' 가운데 하나를 택했다.

투표 결과는 공개되지 않고 안보리 이사국과 후보 출신국 대사 등에게만 전달된다.

지난 10년간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를 지낸 구테헤스는 '권장' 표를 12표나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튀르크 전 대통령은 이보다 1표 적은 11표의 '권장' 의견과 함께 '비권장' 의견도 2표 받았다.

한 외교관은 "구테헤스가 가장 유력한 차기 사무총장 후보"라면서 "그간 일을 훌륭히 수행해왔다"고 평했다.

영어와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프랑스어에 능통한 구테헤스는 1995∼2002년 포르투갈 총리를 지내고, 200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를 맡았다.

이번 투표를 앞두고 후보 청문회 당시 유엔 외교관들에 좋은 인상을 남겼으며, 특히 난민기구 최고대표로서 유럽 난민 위기를 훌륭히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7∼2012년 슬로베니아 대통령을 지낸 튀르크는 슬로베니아의 첫 유엔 대사를 지내고, 2000∼2005년에는 유엔 사무총장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구테헤스와 튀르크에 이어 이리나 보코네 유네스코 사무총장(불가리아), 부크 예레미치 전 유엔총회 의장(세르비아), 스르잔 케림 전 유엔총회 의장(마케도니아) 등의 '권장' 표를 9표씩 받았고,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도 8표를 받았다.

반면 6명의 여성 주자 중 한 명인 베스나 푸시치 크로아티아 전 외교장관은 '비권장' 의견을 11표나 받았고, 나탈리아 게르만 몰도바 부총리, 이고르 루크시치 몬테네그로 외교장관 등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차 투표 결과에 따라 중도 하차하는 후보도 나올 것으로 외교관들은 점쳤다.

안보리 이사국은 다음 주초 다시 모여 두 번째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안보리는 2∼3개월간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후보 1명을 지명해 총회에 상정하고, 안보리 상임 이사국 5개국은 최종 투표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유엔본부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