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신임 영국 총리를 만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신청 시기가 조금 늦어지는 것은 이해하지만 너무 오래 끌면 곤란하다는 뜻을 전했다. “메이로서는 ‘숨 쉴 공간’이 마련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질서 있는 탈퇴 계획을 짜기 위해 연내 탈퇴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영국이 EU를 떠나려면 리스본조약 50조를 공식 발동해야 하는데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브렉시트가 확정되면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영국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영국 국민, EU 회원국 모두 이 문제가 오랫동안 허공에 뜬 채 남아 있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배려는 하겠지만 너무 오래 기다릴 순 없다는 뜻이다. 메르켈 총리는 또 “브렉시트 후라도 영국과 독일이 튼실한 양자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