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극에 불안확산…열차 누전화재에도 "방화 아니냐" 화들짝

독일에서는 기차 승객에게 도끼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는가 하면 남부 프랑스 알프스에서는 아침 식사 중인 가족이 흉기에 찔려 크게 다쳤고, 남부 프랑스 호텔에서도 한 남성이 흉기로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하루 사이에 발생했다.

프랑스 대혁명 축제일인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니스에서 트럭 테러로 84명이 사망한 지 며칠 만에 이런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의 긴급 출동이 잇따르고 프랑스에서는 비상사태를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등 테러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이 유럽에 퍼지고 있다.

특히 19일(현지시간)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에서는 열차 내 도끼 난동으로 승객 4명이 크게 다치고 사살된 범인이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17세 소년으로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깃발이 집에서 나오자 이 사건 역시 테러가 아니냐는 의심은 더 짙어지고 있다.

IS 선전 매체인 아마크 통신은 IS 깃발이 나왔다는 보도 직후 17세 범인을 "IS 전사"로 특정하며 이번 범행의 배후가 IS라고 보도한 바 있다.

같은 날 프랑스 남부 라라뉴 알프스의 한 리조트에서는 아침 식사를 하던 40대 여성과 딸 3명이 모로코 태생의 남성의 흉기에 중상을 입고 인근 그르노블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남성은 모녀가 '쇼트 팬츠'를 입고 있는데 분개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역 언론들이 보도했으나 수사 당국은 이를 부인하며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남부 아비뇽 인근의 한 호텔에서는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방문을 걸어 잠근 채 숙박비 지급을 거절하자 경찰이 투숙객을 모두 대피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파리에서는 전기를 훔쳐 쓰려는 이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행동으로 변압기에 불이나 파리와 런던, 브뤼셀을 잇는 고속철도인 유로스타 운행이 중단됐다.

테러 때문에 신경이 과민해진 프랑스인들은 유로스타 운행 중단이 테러의 한 수법인 방화의 결과가 아니냐며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이런 사건들은 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일상 속에 깊게 파고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자 IS가 뿌렸던 씨앗이 원인이라고 AP통신은 분석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사회 자체가 적지 않게 변모했다.

정부는 당시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니스 테러를 계기로 최장 6개월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비상사태 선포로 경찰은 가택 수색과 가택 연금 조처 등을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상사태가 이미 선포된 상태에서도 니스 테러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국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스 테러로 사망한 부인과 아들의 장례를 치른 한 유족은 AP통신에 "축제에 3만3천명이 모였고, 산책로가 개방돼 있었지만, 보안 대책은 전혀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국가비상사태 속에서도 세 번째 집단 사망자를 낸 이번 테러를 당국이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전국적으로 촉발되고 있다.

니스테러 사망자들의 장례가 이뤄지면서 니스도 조금씩 의식적으로라도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니스 주민인 클레어 스펜서는 AP통신에 "테러리스트들이 이 산책로를 빼앗아갈 수 없다"며 "그들은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며, 사람들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