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트럼프' 단체 이틀째 시위-총기휴대한 바이커들 트럼프 지지 시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개막된 18일(현지시간) 행사장인 오하이오 주(州) 클리블랜드의 '퀴큰론스 아레나' 주변 곳곳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당대회장 부근에는 전날부터 이틀째 '반(反)트럼프' 시위가 이어졌고 행사장 내부에서는 전당대회 규정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반란 세력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첫날부터 파행이 빚어졌다.

여기에다 해킹 위험까지 전방위로 고조되면서 클리블랜드의 긴장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셧 다운 트럼프 & 공화당'(Shut Down Trump & the RNC)을 비롯한 '반(反) 트럼프 단체는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된 전당대회장 주변에서 이틀째 시위를 벌였다.

경찰의 삼엄한 경계와 평화적 시위로 다행히 별다른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온종일 팽팽한 긴장이 이어졌다.

이들은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라고 규탄하면서 즉각 물러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했다.

애덤 우딘이라는 남성은 "대선 본선에 접어들면 승부는 끝난다고 본다"면서 "민주적 선택을 하는데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트럼프 시위대에 맞불을 놓듯 주변에서는 미 전역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몰려든 '바이커'들의 지지 시위가 열렸다.

특히 이들은 허리춤에 찬 권총이 버젓이 보이도록 총기를 휴대한 채 시위를 벌여 경찰의 촉각을 곤두세웠다.

시위 현장에 있던 샌리 헨리(56·여)는 자신은 반트럼프 구호를 외치기보다 갈수록 악화되는 사회불평등, 빈곤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자 시위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행사장 밖에서 찬반 시위가 이어지는 동안 퀴큰론스 아레나 내부는 전당대회 규정 확정 문제를 놓고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덤프 트럼프'(Dump Trump) 등 반란세력이 경선 결과대로 투표하게 돼 있는 '구속 대의원'의 자유투표를 허용하는 쪽으로 전대 룰 변경을 시도하다가 실패하자 야유를 동원해 거세게 항의했고, 이에 맞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USA' 등의 구호로 맞서면서 전당대회장은 큰 혼란을 빚었다.

이런 가운데 해킹 위협까지 커지면서 공화당 지도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정보담당 수석고문인 맥스 에버레트는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전당대회가 개막하기도 전에 해킹 시도가 있어 차단했다고 밝히면서 "우리의 새로운 네트워크에 침입하려고 시도하는 많은 사람(해커)이 있다"고 말했다.

RNC 보안팀에서 해킹 시도를 차단하면서 아직 별다른 피해는 없지만, 만약 하나라도 뚫리면 자칫 뜻하지 않은 대형 '보안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CNBC 방송은 무려 5만 명이 클리블랜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만약 '악의적 목적'의 해킹이 성공할 경우 전당대회장이나 관련 시설 출입자들의 신원을 조회하는 보안 스캐너 기능이 정지되는 등 현장의 직접적 피해는 물론이고 방송사들의 온라인 방송까지 영향을 입으면서 공화당의 메시지가 방송되지 않는 등 온라인 사고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은 현재 공화당 전당대회를 '국가적 특별 안보이벤트'로 규정하고 온·오프라인에서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공화당도 마이크로소프트와 포스카우트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네트워크 접속을 시도하는 새로운 기기들을 탐지 및 관리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되는 도널드 트럼프 개인은 이미 여러 차례 해킹을 당해 전화번호를 비롯한 개인 정보가 유출된 상태다.

(클리블랜드<오하이오주>연합뉴스) 신지홍 심인성 강영두 특파원 shin@yna.co.kr, sims@yna.co.kr, k023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