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이동점포, 연중무휴점포, 핀테크점포, 서점형점포 등장

저출산 고령화로 이미 10년 전 인구감소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서 은행들이 톡톡 튀는 개성을 가진 점포를 내세워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뱅킹 보급이나 다른 업종의 은행업 진출 등으로 영업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지금까지의 획일적인 점포에서는 연령층과 지역에 따라 다른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은행의 입장이 갑에서 을로 변하면서 고객 눈길과 발길을 잡기 위한 명실상부한 '서비스 산업'으로의 대전환을 모색하는 시대가 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일본의 은행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고객의 토대인 인구는 감소하고 인터넷뱅킹이 맹위를 떨치는가 하면 마이너스금리 시대를 맞아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은행재편 물결도 거세다.

경영환경 변화로 은행 점포망은 줄고 있다.

전국은행협회에 따르면 일본 국내 본·지점수는 2015년 3월말 현재 1만2천여개다.

3대 메가뱅크가 탄생한 2001년 3월말보다 13% 줄었다.

라쿠텐과 같이 비금융업종에서 은행업에 뛰어든 업체들의 존재감도 빠르게 커지고 있으므로 종전 형태의 은행 점포는 앞으로도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그룹 사장은 "단순한 은행업무 점포를 역앞에 세워 은행원을 배치, 고객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모델이 5년 후에도 살아남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일선 점포가 불필요하다고 결론짓는 것은 단순하고 경솔하다.

사토 사장은 "자산운용이나 주택융자 등 상담에 응하는 대면형 점포는 오히려 중요성을 더한다"고 내다봤다.

미즈호는 이에 따라 대변신에 나섰다.

현역세대를 유치하기 위해 주택가에 출점하거나 영업·상담 시간을 연장한다.

리소나은행도 2012년 시작한 연중무휴 점포를 15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미래고객이 오락실처럼 찾아가 즐기며 친숙하게 하려는 점포도 등장했다.

미즈호은행 도쿄역 야에스지점은 IT(정보기술)를 활용한 새로운 금융서비스 '핀테크'의 실험점포로 5월 개업했다.

터치패널에 담겨있는 주택융자 등 금융상품의 정보를 오락실처럼 스마트폰으로 내려받는 서비스를 제공, 이를 체험한 젊은 회사원 등 미래고객과 금융거래 계기를 만들려고 시도한다.

시즈오카은행은 5월 트럭을 개조한 이동점포를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 가동했다.

입구에 현금자동입출금기를 설치하고 은행원 2명이 간이창구에서 계좌개설 수속이나 융자상담에 응한다.

주 3∼4일 현내를 순회한다.

시즈오카은행은 채산성은 떨어지지만 서비스를 계속해 지방은행으로서의 사명을 다할 예정이다.

오가키쿄리츠은행(기후현 오가키시), 조요은행(이바라키현 미토시) 등도 이동점포를 운용한다.

5월에 오사카부 히라카타시에 개업한 복합상업시설 '히라카타T-SITE' 7층의 리소나은행 히라카타 지점을 방문하면 1천여권의 책에 둘러싸인 공간에 상담부스가 개설되어 있다.

'책방 속에 있는 은행'이 테마다.

의도한 대로 상업시설 쇼핑손님이 은행의 고객이 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리소나홀딩스 측은 "접근하기 쉬운 점포 만들기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