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착지 아부다비 출발 앞두고 복병 만나

태양에서 얻은 에너지만을 이용해 세계 일주에 도전한 비행기 '솔라 임펄스2'의 여정이 종착역을 앞두고 조종사의 건강 문제로 차질을 빚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카이로를 떠나 마지막 목적지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가려던 솔라 임펄스2가 조종사 베르트랑 피카르(58)의 배탈 때문에 출발 일정을 미뤘다.

솔라 임펄스의 회장이기도 한 피카르는 자신의 트위터에 "배탈이 나서 솔라 임펄스2의 이륙을 미루고자 한다"며 "이런 상태로는 이틀을 비행할 수 없다.

미안하다"고 썼다.

솔라 임펄스2는 스페인에서 출발해 이틀간의 비행 끝에 지난 13일 카이로에 도착했다.

피카르는 세계 일주의 출발점이자 마지막 기착지인 아부다비로 떠나는 마지막 비행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예기치 않은 배탈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아부다비에서 출발한 솔라 임펄스2의 여정이 차질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솔라 임펄스2는 작년 5월 31일 중국 난징에서 출발해 동해를 지난 뒤 악천후를 만나 일본 나고야에 예정에 없던 비상 착륙을 했다.

이후 약 1개월 동안 기상 상태를 살피며 체류했다.

애초 비행기는 난징에서 하와이까지 약 8천500㎞를 5∼6일 동안 쉬지 않고 비행할 계획이었다.

태평양을 건너는 과정에서도 배터리 과열로 심각한 손상이 발생해 솔라 임펄스의 세계 일주는 일시 중단됐다.

이 때문에 약 5개월로 예상했던 세계 일주 기간은 1년이 늘어났다.

솔라 임펄스2는 한 사람만 탈 수 있어 그동안 피카르와 솔라 임펄스의 최고경영자(CEO) 앙드레 보르슈베르그(63)가 번갈아가며 조종간을 잡았다.

보르슈베르그는 마지막 이륙 과정을 지켜보려고 카이로에 모인 기자들에게 피카르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출발을 미루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안전을 위해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