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시도 강력 비난하면서도 민주주의·법치도 강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6일(현지시간) 터키에서 일어난 쿠데타 시도를 "가장 강력하게" 비판하는 동시에 민주주의와 법치를 강조하는 것으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정권에도 경계를 표했다.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쿠데타 시도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은 슬픈 일이라면서 즉각적인 유혈사태 중단을 촉구하고 자유선거로 지도자를 결정하는 국민의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터키에서 민주주의와 법치국가를 수호하는 모든 사람의 편에 서 있다면서 거리에서 국민에 맞서는 탱크와 공습은 부당한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불법적인 쿠데타 시도를 힐난했다.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파트너십과 독일 내 수백만 터키계 인구 등을 사례로 들면서 독일과 터키 양국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의회민주주의와 이를 위한 제도가 이끄는 법치국가의 가치와 자유, 그리고 정권 내 모든 정치세력과 야당과의 연대를 강조하며 "당장 지난밤 비극적 결과에 책임 있는 이들을 다루는 데 있어서 '법치국가'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고 입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터키 국민이 트라우마를 딛고 폭력적 대립과 분열을 극복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면서 "모든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고 소수자를 보호하는 민주주의가 바로 그것을 위한 최선의 토대"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의 이 성명 외에 애초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비판적이던 독일 정치권과 언론에선 에르도안 대통령이 실패한 쿠데타를 정적 제거의 명분으로 삼아 민주주의와 법치를 무시하면서 무리한 권력 장악 드라이브를 다시 걸기 시작했다는 비판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