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에서 원자재 수입 과정에 부과하는 관세가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을 제소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1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구리와 납 등 9개 원자재에 대해 중국이 부과하던 5∼20%의 관세를 2001년 WTO 가입 이후 없애야 하지만, 중국이 여전히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제소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 중국을 상대로 이뤄진 13번째 WTO 제소다.

USTR는 중국의 관세 부과가 "동일한 원자재로 제품을 만들 때 중국 제조업체들이 낮은 가격의 제품을 만들고,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이외 국가 기업들이 생산 기지와 일자리를 중국으로 옮기게 하는 압력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통상마찰이 고조돼 왔다.

전날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스테인리스 철강재 일부 품목에 대해 중국이 57.3∼193.12%의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이에 해당하는 상계관세 부과 예비판정을 내렸다.

지난달 미국은 중국산 냉연강판에 500% 이상의 관세를 물리기도 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북미자유무역협정 등 주요 무역협정을 재협상하겠다고 주장하는 등 보호무역 기조가 득세해 왔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새 WTO 제소에 대해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